[전문가 기고]데이터 기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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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민 교수
<윤종민 교수>

미래 경제사회는 디지털 경제를 넘어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데이터 경제'라는 말은 지난 2011년 데이비드 뉴먼이 쓴 가트너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데이터 경제는 '데이터'가 경제 활동에서 중요한 생산 요소로 작용하는 경제 구조를 말한다. 즉 빅데이터·오픈데이터·연결데이터 등 각종 데이터가 활용하기 쉽고, 자유롭게 흘러서 다른 산업의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면서 혁신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데이터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경제사회이다.

주요 국가들은 '데이터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데이터 자원 확보, 산업 및 사회에서 데이터 활용, 데이터 인력 양성 및 공급, 데이터 관련 법과 제도 정비 등 각 분야의 데이터가 원활하게 생산·관리·유통·활용될 수 있도록 국가 데이터 전략 수립과 대응 시책을 마련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하나인 '디지털 뉴딜'을 통해 각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해서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축적·관리하는 이른바 '데이터 댐' 구축에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고 성공리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데이터 수집·저장·관리·유통·활용이 물 흐르듯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 데이터 기반 정비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데이터 경제의 성공 여부는 국가 데이터 인프라가 체계화되는 등 잘 구축되고 운영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 경제 성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갖춰야 한다.

먼저 각종 데이터가 자유롭게 모여서 저장 및 관리될 수 있는 데이터 댐을 잘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 댐은 마치 지상에 흩어져 있는 물들이 계곡이나 하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수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둑을 막아 만들어 낸 축조물인 댐과 같이 각종 데이터를 수집·축적하고 이를 가공,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가상공간 상의 '데이터집합시스템'을 말한다. 데이터 댐은 분야별, 지역별, 목적별로 다양하게 구축해서 유지·관리돼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댐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데이터 댐에 저장·관리되고 있는 데이터가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는 데이터 이동 통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데이터가 전국과 전 산업에 걸쳐 빠르고 안전하게 접근 및 제공될 수 있는 경로, 즉 '데이터 하이웨이'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비롯한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석구석 연결돼야 하고, 데이터의 안전한 유통을 위한 보안체계도 확보돼야 한다. 정부는 지역 간 및 세대 간 데이터 격차를 해소하고, 누구든지 원하는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고, 각 데이터 댐에 저장된 다양한 데이터에 쉽게 접근해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데이터 댐 건설과 데이터 하이웨이를 효율 구축·운영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가공·관리·활용하는데 필요한 일련의 기술인 '데이터 기술'(DT)'의 개발과 이용이 뒷받침돼야 한다. 데이터 기술은 데이터 경제 시대에 국가 및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술 기반이라 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 집중 지원·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가 집중 육성한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환경기술(ET), 나노기술(NT), 우주항공기술(ST), 문화기술(CT) 등 6T에 더해 DT를 새로운 국가 전략 기술 분야로 지정·육성해야 한다. 데이터 표준, 데이터 가공 및 처리, 데이터 등록 및 저장, 데이터 공유 및 활용 등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데이터 기술 연구개발(R&D)과 사회 확산을 담당하는 중점 연구기관도 지정해서 체계를 갖춰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종전의 국가 과학기술 정보와 데이터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기관이 역할과 임무에 따라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윤종민 한국과학기술법학회장 겸 충북대 로스쿨 교수 cmyoon@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