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V2X, 양자택일 아닌 현실 대안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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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차량사물통신(V2X)은 차량과 도로, 차량과 차량, 차량과 보행자를 연결한다. 다양한 정보를 차량에 제공해 교통사고를 줄이고 자율주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V2X 시장에선 와이파이 기반 근거리전용무선통신(DSRC)과 이동통신 기반 V2X(C-V2X)가 경쟁하고 있다.

DSRC는 지난 2010년 표준화를 끝내고 우리나라, 미국, 유럽 등에서 10년 동안의 실증을 거치며 상용화 준비를 해 왔다.

C-V2X는 이보다 늦은 2017년 롱텀에벌루션 기반 V2X(LTE-V2X), 2020년 5세대(5G) 이통 기반 V2X(5G-V2X)의 표준화를 마쳤다. 그럼에도 2018년 중국에 이어 올해 미국도 DSRC가 아닌 C-V2X를 택했다. 유럽에서마저 DSRC 법제화가 부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C-V2X로 V2X 표준화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계획은 새해부터 DSRC 망을 도로에 설치하는 안이다.

V2X 상용화를 위해서는 각국의 상황, 자동차 기술과 이통 기술, V2X 기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력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DSRC는 새해부터 상용화가 가능하지만 C-V2X는 3~5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C-V2X의 최대 수혜자가 될 이통사조차 C-V2X 상용화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통신 규격상 C-V2X가 좋지만 LTE-V2X 테스트 결과에서는 여러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C-V2X 단일 표준으로 정할 경우 상용화를 위한 기술 검증과 실증으로 인해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업계는 일러야 LTE-V2X는 2023년, 5G-V2X는 2025년 각각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부터 C-V2X를 진행한 중국조차도 실증 서비스나 시범 서비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LTE-V2X 기술은 5G-V2X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에서 수명이 짧은 과도기 기술이 될 공산이 높다. 미국에서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신년 초에 물러나면서 V2X 표준 관련 재논의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DSRC는 도로 설치를 생각해 만든 기술로, 우리나라는 일반 국도 설치까지 고려하고 있다. 반면에 C-V2X에서는 이통 기지국을 모든 도로에 설치하는 게 현실상 어렵다. 사람이 많은 도심 지역의 이통 기지국은 수익을 내지만 차량만 다니는 도로는 그렇지 않다. 5G 기지국이 주요 도시·고속도로 중심으로만 설치된 점을 참고할 만하다. 5G-V2X가 LTE-V2X와 호환이 안 되는 점도 부담이다. C-V2X 계열의 두 기술 모두를 지원하려면 이들 기술에 별도 채널을 할당해야 한다.

현실 대안은 무엇일까. DSRC 망을 설치하면서 5G-V2X를 빨리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7채널의 V2X 채널에서 DSRC 4채널로 망을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3채널 정도의 5G-V2X 실증 서비스를 진행하는 방안이다. '현실'을 감안할 때 도로 주위에 망을 설치해 서비스에 나서면서 5G로 전 지역이 커버되는 '꿈'의 시대를 그려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DSRC 상용화'와 '5G-V2X 실증' 기반을 구축했다. DSRC 기반 실증 사업은 충분히 진행돼 상용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1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스타트업 에티포스가 세계 최초로 소프트웨어(SW) 기반 5G-V2X 사이드링크 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빠른 V2X 상용화는 국내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세계 최초의 본격 상용화이기 때문이다. V2X 관련 기술, 운영 시스템, 서비스 경험을 세계 각국에 수출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안전하고 편리한 자동차 운행에 도움이 될 V2X 기술의 본격 상용화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