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훈 서울시립대 교수 "디지털세, 유럽 과세권에 힘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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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 게임사 등 韓 기업도 영향 받을 듯
다른 국가와 협력해 유보 태도 표하는 것도 방안"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세무전문대학원장)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세무전문대학원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일부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유럽의 과세권을 더 행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디지털세와 관련해 삼성·현대 등 해외진출 대기업, 네이버·카카오, 게임사도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국제적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한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유보적인 태도를 표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미국이 디지털세 개정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예컨대 미국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등 여러 나라가 자국 내 세법을 개정해 개별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은 과세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그는 “유럽은 적용대상을 좁혀서 미국 IT기업에 초점을 맞추려 할 것이고, 미국은 적용대상을 넓혀 미국 IT기업 외 다른 영역까지 대상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디지털세 논의는 미국기업의 유럽 진출과 이에 대한 유럽쪽 과세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과거 조세분쟁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1980년대 기존 국제조세 체제에서 무형자산 비중이 커지면서 미국이 공격적으로 종전 체제를 깨고 자신의 과세권을 확대하기 위해 세법개정을 했던 것과는 반대 상황”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유럽이 공격자로 등장한 것이다.

이같은 과세권 공방에서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 과세권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적 논의에서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 진단이다.

박 교수는 “기획재정부가 국제조세 분야에 대해 인원 보충이 일부 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세법은 학계, 실무계 역할도 중요하지만 세법개정안은 정부 내부 역량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유럽, 미국 입장과는 다른 여러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와 협력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는 있다고 제언했다. 디지털세 논의에서 국익을 고려해 도입을 유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자동차 관련 독일이 원래 디지털세 과세대상이 아니었으므로 디지털세 도입에 긍정적이었다가 자동차도 인공지능(AI) 등 디지털세 도입이 논의되면서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일각에선 국내 기업이 디지털세 부과에 대응해 명확한 조세전략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박 교수는 “14일 개최되는 OECD 공청회 논의에서 특정기업에 대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리서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 적용 가능성이 있는 기업도 적극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되는지 자신들 의견을 적극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당초 지난해 디지털세 최종 부과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연기했다.

박 교수는 올해에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최종 결론이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OECD 국가의 안정시기, 미국 정치상황 안정 여부에 따라미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기조는 디지털세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박 교수는 “감염병 확산은 각 나라 재정수입과 지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세수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이나 납세의무자에게 세부담을 더 지우는 것보다 국내 진출한 외국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강화, 세법 개정을 통한 세부담 확대쪽으로 여러 나라들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