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국가보조금 노린 전기차 충전사업자 두배 늘었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100% 정부 자금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하는 국가 충전사업자가 작년보다 두 배 늘어난 32개 업체로 나타났다. 평가를 통해 선정했던 국가 사업자 제도가 지난해부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사업자 방식으로 바뀌면서 업체 수가 크게 증가했다.

한정된 보조금 예산에 업체 수가 늘면서 일부 업체는 계열사·관계사까지 동원해 보조금 선점에 나서고 있다. 본연의 충전서비스 사업보다 보조금 선점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월 현재 환경부 지정 충전서비스 사업자가 32개로 집계됐다. 작년 1월 16개 업체에서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이들 업체는 LG헬로비전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신생기업 비중이 크게 높다.

서울 상암동 상암월드컵경기장 내 한국전력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
<서울 상암동 상암월드컵경기장 내 한국전력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

국가 사업자가 되면 환경부가 충전기 및 설치·운영비 등 충전기(완속·공용)당 최대 320만원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또 환경부가 전국에 구축해 운영하는 충전인프라(급속) 등 정부 정보망과도 연계해 각종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충전기당 최대 100만원가량 남길 수 있는 구조라서 충전서비스보다 보조금 수급에만 집중하는 사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등록된 신규 업체 중 같은 계열사 두 곳이 나란히 사업자로 등록했으며, 충전 업체가 또 다른 충전사업자의 지분 투자를 통해 관계사로 두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또 서비스 운영 서버나 홈페이지 등 자체 솔루션을 갖추지 않는 기업도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보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환경공단 등 정부를 사칭한 영업 형태나 충전설비 부실 공사, 불법·편법 영업 등은 매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이미 설치된 충전기를 철거한 후 새 충전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환경부는 올해부터 사업자 운영제도를 기존 개방형에서 다시 평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다. 구축·운영 실적을 평가해 사업자를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조금을 따내기 위해 정부 사칭 등 불법영업, 부실 공사가 주류였지만, 최근엔 새 법인을 내거나 지분투자로 보조금 사업에 우위를 점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정부 보조금 지원 목적이 막연하게 충전기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 접근성 등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