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관계 물질이란 전자 간의 강한 상호작용으로, 일반적인 도체나 부도체에서 보이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나타내는 물질들을 말한다. 금속-부도체 전이 현상이나 높은 온도에서 저항이 0이 되는 고온초전도 현상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간 이런 전자의 강한 상호작용 및 이들의 양자결맞음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연구는 있었지만, 이론과 실험을 통해 이들 에너지 스케일의 변화를 직접 관찰한 사례는 없었다.
포스텍(POSTECH)-IBS 연구팀이 새로운 강상관계 물질인 훈트금속에서 일어나는 양자결맞음 현상을 전자구조를 통해 직접 관찰하고 그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심지훈 화학과 교수·장보규 박사 연구팀과 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김창영 교수·한가람 박사 연구팀이 각분해 광전자 분광법을 사용해 강상관계 물질(NiS2-xSex)의 전자 띠구조가 뒤틀리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 현상이 셀레늄(Se) 도핑 정도에 따라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제일원리계산을 통해 이러한 뒤틀림이 훈트 상호작용 때문이며 물질 고유의 양자결맞음 현상과 연관된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혔다.

지금까지는 보통 하나의 에너지 띠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상호작용만으로 강상관계 물질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을 설명해왔다. 하지만 대부분 물질은 여러 개 에너지 띠를 가지며, 이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훈트 상호효과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훈트금속인 'NiS2-xSex' 물질에서 셀레늄 도핑을 조절함으로써 전자 간 상호작용의 세기를 조절했다. 그 결과 낮은 온도에서 전자 띠구조의 뒤틀림 현상을 확인하였고, 이들의 양자결맞음 에너지 스케일이 셀레늄양에 따라 바뀌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하나의 에너지 띠만을 가정한 기존 연구가 훈트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에너지 띠 시스템에서는 수정돼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물질 고유 양자결맞음 에너지 스케일을 낮은 온도에서 전자구조를 통해 직접 관찰한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RC 양자동역학 연구센터, 나노·미래 소재 원천기술 개발사업, IBS 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