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배터리 소송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승소한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의 시작점은 영업비밀 침해 협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일 “공신력 있는 미국 ITC가 배터리 전 영역에 걸쳐 영업비밀을 통째로 가져간 것이 확실하다고 최종결정을 내렸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인식의 차이가 아쉽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전날 감사위원회에서 소송 패소의 이유에 대해 “글로벌 분쟁 경험 부족으로 인해 미국 사법체계 대응이 미숙했다”는 의견을 냈다. 소송의 본질인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혐의에 대해 양사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 판결을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이 11개 분야에 걸쳐 영업비밀 22개를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ITC 소송에서 문서 삭제로 인해 영업비밀 침해 여부는 다퉈보지도 못하고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합의금 규모를 둘러싼 간극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5000억원 대 미만을,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 대의 합의금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해자(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라 수용불가라고 언급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문제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사가 진정성있게 협상 테이블에 와서 논의할 만한 제안을 하고 협의를 한다면, 최근 보톡스 합의사례와 같이 현금·로열티·지분 등 충분히 수긍 가능한 다양한 보상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ITC 배터리 소송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ITC 소송 패소에 대한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며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금 수준에 대해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