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재계 전반으로 확전?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왼쪽)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 금호석유화학 제공]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왼쪽)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재계 전반으로 확전될 모양새다.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상무 측은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 주요 외국인 투자자와 접촉,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추가 매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2일 허 회장은 금호석화 지분 0.05%를 약 30억원에 사들였다. 박철완 상무와는 특수관계인으로 묶였다.

애초 허 회장과 박 상무는 장인과 사위 관계다. 허 회장 딸 지연씨가 박 상무와 혼인했다.

허 회장 지분 매입은 '경영권 분쟁 확전' 시발점으로 읽힌다. 특히 허 회장이 범GS그룹가라는 점에서 이 같이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박 상무는 이 과정에서 가족들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박 상무 모친 김일형씨는 금호석화 지분을 일부 매입했다. 박 상무는 누나 3명을 2년 터울로 뒀다. 장녀와 차녀, 3녀인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씨는 각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 김선협 포천아도니스컨트리클럽 사장, 장상태 전 동국제강 회장 손자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 등 재계 인물들과 결혼했다. 향후 매형 및 그 집안이 경영권 분쟁을 후방 지원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찬구 회장도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동생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한 바 있다. 대상그룹은 전북 대표 재벌이다.

현재까지 경영권 분쟁은 박 회장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박 상무가 친인척 도움을 받는다 해도,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선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결권 행사 지분은 작년 12월 말 기준 보유분으로 제한된다.

최근 들어선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마저 박 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ISS는 최근 박 상무 측이 주주제안하고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본인 사내이사 선임과 일부 사외 이사 교체, 배당 확대 등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하지만 박 상무 측은 이번 주총에서 총력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에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를 제출, 지난 13일부터 소액주주 지분 확보에 나섰다. 특히 주요 외국인 투자자 대상으로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설득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블랙록과 뱅가드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가 포함됐다.

일부에선 박 상무 측이 이번 주총에서 최대한 많은 우군을 확보한 후, 다음 주총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상무 측 관계자는 “공시한 대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러 주주들에게) 이번 주주제안 취지와 목적, 배경 등을 설명 드리고 있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