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新무료보험' 마케팅…고객 접점 넓힌다

주력 서비스 보완 등 실질 혜택 초점
개인정보 자동 폐기 '안전장치' 갖춰
NHN페이코 '생활안심보험' 뺑소니 등 보장
핀다 '대출상속 안전장치' 빚 대물림 예방

핀테크 '新무료보험' 마케팅…고객 접점 넓힌다

핀테크 업계가 새 마케팅 전략으로 파격의 '무료보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거 무료보험 마케팅이 실속 없는 끼워 팔기나 가입자 개인정보 확보를 위한 '미끼 상품'이었다면 최근 핀테크 기업이 내놓은 상품은 간편 보험에 대한 이용자 경험 확대, 주력 서비스 보완 등 실질 혜택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대고객 접점이 전통 금융사에 비해 부족한 핀테크업계가 새로운 차원의 무료보험을 상용화하고 맞불을 놓는 형세다.

NHN페이코(대표 정연훈)는 8월 마이데이터 개편을 앞두고 보험을 포함한 금융상품서비스 경험을 확대한다. 페이코 이용자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해 플랫폼의 로열티 제고와 록인 효과, 신규 이용자 유입 증대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NHN페이코는 흥국화재와 제휴를 맺고 이달 '생활안심보험' 상품을 무료보험으로 선보였다. 보이스피싱, 뺑소니, 성폭행 등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 사고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을 보장해 준다. 1인당 4000원 수준인 보험료는 NHN페이코가 전액 대납한다. 이용자가 늘수록 보험료 부담은 커지지만 포인트 적립 등 다른 마케팅 지출 대비 이용자 편익이 뚜렷한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NHN페이코가 간편보험·미니보험 사업 영역 확대를 본격화할 때 이용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낸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17일 “페이코 앱에서 상품 확인 후 가입까지 완료하는 전환 비율이 타 보험 상품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무료 보험상품 라인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비교·중개 플랫폼 핀다가 선보인 '대출상속 안전장치' 무료보험도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200% 증가, 가입 대출금 436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핀다를 통해 대출받은 가입자가 사망 또는 장애 정도가 심하면 최대 5000만원까지 채무를 대납해 주는 신용보험이다. 대출금 채무 상속으로 인해 가족이나 친척에게 빚 대물림이 되는 경우를 예방한다.

무료보험 전략이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보험계약 주체가 이용자 당사자가 아닌 핀테크 업체라는 점이다. 무료보험 자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공급됐으나 보장 내용이 부실한 데다 고객정보를 보험사에 무더기로 넘기는 개인정보 불법 판매가 횡행했다.

반면에 최근 공급되는 무료보험은 마케팅 정보 제공 동의를 필수로 하지 않은 데다 만기 시 개인정보를 자동 폐기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는 등 '안전장치'를 갖췄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NH농협카드 등 전통 금융권도 고객 혜택 확대 차원에서 무료보험을 카드와 자동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홍민 핀다 공동대표는 “지난해 핀다 대출 성사 금액이 6200% 증가하는 등 성원에 힘입어 고객의 채무 걱정을 덜고자 고안한 서비스”라면서 “가계대출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핀다와 같은 개인 맞춤 대출 테크기업이 개인의 현금 흐름을 개선할 방안을 지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