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깨끗하게 승복하자

[사설]깨끗하게 승복하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정치생명의 고비까지 왔다. 이들 두 후보는 지난 주말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어 22일부터 이틀 동안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단일화 경선에서 진다면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 경선은 '일반시민 100%' 여론조사 형태로 진행되고, 단일후보 선출 결과는 늦어도 24일 발표된다. 여론조사를 하루 만에 마치면 23일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보다 앞서 두 후보는 19일 단일화 1차 시한은 불발됐지만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5일 이전에는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후보 단일화를 놓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막판에 서로 '통 큰 양보'라고 선언하며 극적으로 합의했다. 단일화 결과까지 두 사람은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경선은 초박빙 양상을 띠고 있어서 누구도 쉽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초접전 구도를 보이고 있다. 입소스·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3개 조사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오 후보가 34.4%, 안 후보가 34.3%로 각각 나타났다. '경쟁력' 조사에서는 오 후보 39.0%, 안 후보 37.3%였다. 두 후보는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반씩 반영하는 단일화 여론조사에 합의했는데 두 조건 모두 오차 범위에선 접전이 예상된 것이다.

단일화 이후가 중요하다. 초접전 상황이어서 이긴 후보는 '신승'이고 진 후보는 '분패'라고 아쉬워할 것이다. 특히 진 후보 입장에서는 단순히 경선 패배가 아니라 정치생명까지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입술이 바짝 마를 게 분명하다. 선진 정치의 면모를 보여 줘야 한다.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자칫 측근과 핵심 지지자층 중심으로 선거 과정의 공정성 등을 들어 반발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역대 수많은 단일화가 있어 왔지만 불행하게도 아름다운 결론으로 끝난 경우는 많지 않다. 이긴 후보는 진 후보를 격려하고 진 후보는 이긴 후보를 아낌없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경선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참된 정치를 위한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