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신분증 지갑' 상용화 착수..바이오 월렛 시대 열린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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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단일 ID로 운전면허증 등 다양한 개인 및 공공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신분증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1년 안에 상용화한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신분증 도입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정부는 올해 말 출시할 모바일운전면허증과 관련해 국가기술표준원 등 관련 기관과 협력, 국제표준 규격 검토에 착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EU는 27개 회원국 시민이 지방 정부 웹 사이트에 로그인하거나 인식된 단일 신원을 사용해서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을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고, 결제 세부 정보와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것이 장점이다.

디지털 지갑을 통해 EU 시민은 자신을 디지털 방식으로 인증할 수 있다. 디지털 지갑에 운전면허증, 의료 처방전, 교육 자격증과 같은 신원 데이터 및 공식 문서를 저장할 수 있다.

디지털 지갑은 지문이나 망막 스캔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운전면허증과 같은 공식 문서를 저장하는 금고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 디지털 지갑은 온라인으로 공공 및 민간 서비스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회원국의 요청에 따라 EU가 구축키로 했다.

예컨대 공항에서 차량을 렌트할 때 디지털 지갑을 사용해 신원을 확인하고, 전자키를 발급할 수 있는 앱을 통해 줄을 서지 않고 원격으로 즉시 차를 가져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EU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고객데이터에 접근하는 회사가 수집한 데이터는 마케팅 및 기타 상업 활동을 위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구조적으로 분리할 예정이다.

외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디지털 지갑 사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가입을 택한 시민들은 매우 안전한 디지털 생태계와 코로나19 이후 삶에 이상적인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모바일운전면허증이 올해 말 도입된다.

모바일 신분증은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 '디지털 뉴딜' 일환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 초 모바일 공무원증이 먼저 도입됐고, 연말부터는 스마트폰에 모바일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기존 운전면허증과 함께 쓸 수 있다.

행정안전부·경찰청은 도로교통공단, 한국조폐공사와 협력해 연말 일부 지역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모바일운전면허증은 세계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상호호환이 중요한 만큼 행안부는 국제 표준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행안부는 모바일운전면허증에 국제표준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운전면허증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원인증(DID) 기술이 적용된다. 개인정보를 중앙 기관에 모두 저장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신원 증명을 위한 개인정보를 암호화하고, 이를 블록 단위로 구성해 이용자들의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6일 “운전면허증은 해외에서도 써야 하기 때문에 행안부가 모바일운전면허증에 적용하고 있는 DID 기술에 ISO표준 등 국제표준을 병행하도록 요청했다”면서 “현재 협력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