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서비스업계 "공공SW 사업 '공동이행방식'은 현대판 연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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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90% 이상 '행정편의 목적' 선택
컨소시엄 출자 비율 따라 '연대 책임'
문제 발생 시 구성원 소송 사례 많아
업계 "분담이행 활성화 등 제도 개선"

발주처는 공동이행방식과 분담이행방식 중 선택을 할 수 있지만 90% 이상이 공동이행방식을 선택한다. 문제 발생 시 대표사업자에만 책임을 물으면 되는 등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발주처는 공동이행방식과 분담이행방식 중 선택을 할 수 있지만 90% 이상이 공동이행방식을 선택한다. 문제 발생 시 대표사업자에만 책임을 물으면 되는 등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SW)·정보기술(IT)서비스업계가 공공 SW 사업을 공동 이행하고 책임도 연대하는 공동이행방식이 '현대판 연좌제'와 다름없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업계는 정부에 발주기관이 분담이행방식을 우선 검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거나 사업자와 이행 방식을 협의하도록 하는 등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중·소 SW·IT서비스 기업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공사업 이행 방식을 주제로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공동이행방식의 문제점과 개선이 필요한 이유 등을 개진했다. 업계는 조만간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공동계약 유형의 하나인 공동이행방식은 컨소시엄 구성원이 일정한 출자 비율에 따라 계약을 공동 이행하고 책임도 연대해서 진다. 분담 내용에 따라 나눠서 계약을 이행하고 책임도 각자 지는 분담이행방식과 대조된다.

공동이행방식은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놓고 컨소시엄 구성원 간 소송까지 가는 사례도 있다. KCC정보통신과 에스넷ICT·에스큐브아이·시스원이 한국예탁결제원 사업 손실 책임을 놓고 법정 다툼을 앞두고 있다.

기재부 계약예규는 발주처가 공동과 분담 이행 방식 가운데 선택하도록 했다. 발주처의 90% 이상이 공동이행방식을 택한다. 문제 발생 시 컨소시엄 지분이 가장 많은 대표 사업자에게만 책임을 물으면 되기 때문이다. 발주 사업의 성격을 떠나 관리가 편하다는 이유로 공동이행방식을 선호한다.

사업자 간 업무 경계가 모호하거나 사업 성격상 공동이행방식이 필요한 때도 있다. 그러나 90% 넘는 발주처가 행정 편의 목적으로 공동이행방식을 택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일자 지난해 기재부가 운영한 1기 계약제도 혁신 태스크포스(TF)도 이행 방식을 다뤘다. 논의 시간 부족을 이유로 개선 과제로는 선정되지 못했다. TF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간담회가 열린 배경이다.

기재부는 간담회를 계기로 공동이행방식에 대한 업계의 의견 청취를 시작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간담회는)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닌 만큼 최대한 다양하게 의견을 들었다”면서 “지난해에 이은 2기 계약제도 혁신 TF인 '계약제도반'에서 이 안건을 논의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W·IT서비스 업계는 운용하고 있는 2기 TF에서도 해당 안건을 상정, 제도를 개선하길 희망했다. 분담이행방식은 '요구사항 명확화'와도 관련이 큰 만큼 발주처가 이를 더 많이 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형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많은 발주처가 제안요청서(RFP)에 공동이행방식을 명시해 두는데 컨소시엄과 협의해서 사업수행 방식을 결정하도록 계약예규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발주처가 분담이행방식을 택하게 하려면 컨소시엄이 참여사 간 업무와 역할, 책임 분담을 명확하게 제안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경우에는 발주처가 분담이행방식을 우선 검토하도록 하는 정부 권고안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업무를 구분해서 분담이행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원가나 사업 범위가 계속 달라진다”면서 “사업 기간에 컨소시엄 참여사 간 협의를 지속하면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공동계약 중 공동이행방식과 분담이행방식 비교


SW·IT서비스업계 "공공SW 사업 '공동이행방식'은 현대판 연좌제"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