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韓 초소형 전기차, 공용플랫폼으로 경쟁력 제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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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한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남본부장
<노기한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남본부장>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68%인 49억명이 대도시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도시화 현상은 교통혼잡, 주차, 환경오염 등 사회 문제를 초래한다. 많은 연구자는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와 친환경차로의 조기 전환을 통한 해법을 찾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기존 승용차(4인승 이상)보다 작지만 이륜차(1인승)보다 큰 전기차다. 10~30㎞ 근거리 이동에 최적화된 이동 수단이다. 승용차 대비 경제적이며, 이륜차 대비 안전성과 제약을 극복하고 다양한 목적에 맞게 변화가 쉬운 장점이 있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은 지난 2017년 르노삼성 트위지 출시 이후 6개 이상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뛰어들며 형성됐다. 2020년 기준 누적 6959대 규모다. '쎄보-C' '다니고3' '마이브-M1' 'EV Z' 등 여러 차종이 출시됐다. 그러나 시장 규모는 아직도 수천여대에 불과하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긴 이르다. 왜 국내 초소형 전기차 산업은 급성장하지 못하고 있을까.

첫째는 시장 확대의 어려움이다. 2017년 말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물류 혁신 전략으로 일반이륜차 1만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2019년 1000대가 3개 업체에 의해 제작돼 기업·정부간전자상거래(B2G) 시장 분위기가 급속히 조성됐다. 그러나 이후 추가 투입이 지연되고 다른 형태의 B2G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K-배터리' 전시회에서 D사의 차량을 탑승하며 “초기 단계에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많이 사 줘야 한다”고 언급했듯이 정부 기관의 친환경자동차 의무구매제와 지자체의 활용이 높아진다면 시장 정착이 가능하리라 본다.

두 번째는 법·규제 개선이다. 국토교통부의 조속한 대응으로 2018년 초소형 전기차의 차급 정의와 성능 기준이 제정되면서 법적 근거는 마련됐다. 그러나 현재 법규상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전용도로 운행이 불가하다. 서울 등 수도권 내부에 있는 자동차전용도로 이용 제한이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 관계 부처는 충돌 안전성 등을 이유로 자동차전용도로 운행을 불허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사업을 통해 안전장치 장착 및 안전성 평가를 검토하고 있다. 과도한 규제인지도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세 번째는 기술적 환경 및 역량 한계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작사 대부분은 중소·중견기업이어서 완성차 제작 경험이 부족하고, 자사의 부품 밸류체인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 초기 시장 및 소량 생산으로 국내 부품 수급이 어려워서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부터 다양한 소비자 수요 대응을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안전기준 강화 추세 및 정부 보조금 대응을 위한 각종 인증시험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중한 고민 끝에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한 전기자동차 개방형 공용플랫폼 사업' 지원으로 초소형전기차 핵심 부품 육성(국산화 70%), 부품 공용화(90%) 실현, 국내 부품 생태계 조성 등을 유도하고 있다.

개방형 공용플랫폼은 전기 구동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제동계, 현가계, 조향계, 전장시스템, 전기·전자(E/E) 아키텍처 등으로 구성된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SW) 개발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자체적인 차량 개발 역량이 제한적인 국내 제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초소형 전기차 산업이 국내에도 잘 정착하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길 희망한다.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계자들이 초소형 전기차를 단순히 저가형의 작은 전기차로 볼 것이 아니라 서비스형모빌리티(MaaS)의 주요 이동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핵심 부품 및 기술 확보와 국가 정책 반영에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노기한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남본부장 khnoh@katech.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