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 역동성 살려야 한다

[사설]산업 역동성 살려야 한다

국내 기업의 신생률과 소멸률이 모두 감소하면서 산업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 기반 구축' 보고서를 통해 “하락하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복원하기 위해 산업 역동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활동기업 가운데 신생기업 비율인 '신생률'이 2007년 17.9%에서 2019년 15.3%로 줄었고, 사라진 기업 비율인 '소멸률'이 2007년 13.0%에서 2018년 11.1%로 하락하는 등 한국 산업 역동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신생률과 소멸률은 기업 생로병사를 뜻한다. 기업이 성장에서 퇴출까지 기간도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 만들어지는 기업과 퇴출하는 기업이 줄었다는 점은 산업의 활력이 떨어졌음을 뜻한다.

특히 그동안 국내 경제의 버팀목이자 주력이었던 제조업의 경쟁력이 크게 낙후됐다. 10년간 제조업 기업 신생률이 지속 하락했다. 전자·컴퓨터·통신, 의료·정밀기기 등 제조업 고위기술 부문 신생률은 2011년 11.9%에서 2019년 7.7%로 줄었다. 서비스업에서도 정보통신, 금융보험 등 고부가가치 업종 기업 신생률은 2011년 20.7%에서 2019년 17.1%로 하락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까지 역동성이 떨어졌다는 점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 역동성이 떨어진 배경으로는 산업이 성숙한 이유도 있지만 시장에서 기업의 기본 생로병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대안이다. SGI는 산업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창업 활성화 정책과 정부 주도의 사업재편·구조조정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옳은 지적이다. 기업과 시장 역동성은 결국 새로운 기업이 나오고 한계에 이른 기업이 자연스럽게 퇴출되면서 살아날 수 있다. 시장 기능도 기업 역동성이 살아나야 제대로 작동한다. SGI 지적대로 혁신기업 탄생, 효율적인 기업 성장, 한계기업 퇴출 등 3박자가 갖춰져야 가능하다. 한마디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문화와 기반이 중요하다. 낡은 것은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적 파괴'가 뒷받침될 때 기업 역동성도 살아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