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후보 면접, 홍준표 '여성지지율', 유승민 '여성가족부', 최재형 '노동정책'

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회가 전혀 컨벤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불만을 토로했고, 질문은 특정 주제에 치우쳤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이 대선후보 공약발표 PT에 이어 9일과 10일 양일간 공개면접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흥행에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 12명 후보로 인한 시간적 한계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후보들의 구체적인 정책 공유는 15일 1차 컷오프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 첫날 장성민, 장기표, 박찬주, 최재형, 유승민, 홍준표 후보가 면접에 나섰다.

이날 면접관으로는 김준일 뉴스톱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나와 후보자별로 22분간 질의를 했다.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면접관으로 나오면서 앞서 진행됐던 PT보다는 내용의 질과 흥미 면에서 개선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많은 후보들의 공약을 체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후보당 22분 배정된 시간 동안 질문이 특정 사안에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질문 주제도 면접관들이 임의로 선택해 후보자별 핵심 공약이 다뤄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홍준표 후보의 경우 경남지사 시절 폐쇄한 진주의료원이 발목을 잡았다. 면접관들은 진주의료원이 남아있었다면 코로나19 사태에서 공공의료 차원에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당시 진주의료원이 의료원 기능을 상실해 폐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마산의료원을 대규모로 설치했고, 대구 코로나 사태 때 중환자를 치료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여성 대상 막말, 강성노조 개혁, 부처 통합 공약 등에 대해서도 공세를 받았다. 여성 대상 막말과 관련해선 “여성지지율 약세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짧게 답하며 특유의 단호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에 시간을 허비했다. 경제전문가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관련 질문은 중산층 대책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정도였다. 중산층 대책에 대해서는 하락하고 있는 경제를 다시 성장 곡선으로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여가부 폐지 논란과 관련해 남녀 임금격차, 여성할당제 등 주제가 이어졌다. 유 후보는 “여가부는 현재 고유업무가 없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다른 부처에 여성 관련국을 만들어 해당 업무를 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이 되면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직접 위원장으로 활동하겠다”고 했다.

최재형 후보는 규제와 노동 관련 정책 질의가 있었다. 규제 모라토리엄 공약에 대해서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간 규제 검토 시간을 갖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 후보는 “해당기간 동안 신규 규제는 만들지 않고 기존 규제를 재검토 하겠다는 계획”이라며 검토 대상으로 임대차 3법 등 부동산 규제, 대출 규제,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등을 들었다.

시간제, 기간제, 파견 근로 등을 폭넓게 하는 내용의 공약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에 다양한 일자리 수요가 있을 것으로 여기에 유연성을 갖추면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면접 진행방식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제한된 시간에 특정 이슈에 질문이 쏠리면서 후보자들이 제대로 된 정책 홍보가 되지 않으면서다.

유 후보는 “여가부 이야기만 하다가 면접이 끝났다. 이런 방식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 후보는 “당에서 좌파 성향의 면접관들을 선정했다. 후보들이 골탕 먹게 생겼다”고 불만을 표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