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공학한림원, 산업구조 대전환 설계도 제시...'G5 메가프로젝트' 발표

한국공학한림원은 1일 대한민국 산업미래전략 2030을 발표했다. 장석권 산업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이 혁신정책을 제안하는 모습.
한국공학한림원은 1일 대한민국 산업미래전략 2030을 발표했다. 장석권 산업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이 혁신정책을 제안하는 모습.
[기획]공학한림원, 산업구조 대전환 설계도 제시...'G5 메가프로젝트' 발표

공학 석학과 산업 리더가 주축인 한국공학한림원이 1일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 비전과 행동계획 '산업전환 2030'을 발표했다.

3년 연구의 결실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019년 경제 위기를 절감, 민간 차원에서 전략산업별 구조전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미래전략위원회'를 발족했다.

연구 첫해, 경제에 대한 문제인식과 진단을 통해 5년 내 구조개편을 하지 못하면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2차연도에는 23개 산업 분야에 걸쳐 135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 한국 산업구조전환의 방향과 추진전략, 그리고 이를 위한 7가지 전략제언을 도출했다. 연구 마지막 해인 올해 산업구조 전환을 실행에 옮길 구체적 실행 전략으로 'G5 메가프로젝트'를 제시하며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전환 마스터플랜을 완성했다.

G5 메가프로젝트는 △스마트 디지털 영역의 메타넷 메가프로젝트 △그린에너지 영역의 에너지 토털 솔루션(ETS) 메가프로젝트 △스마트 그린 모빌리티 영역의 하이퍼플릿모빌리티(HFM) 메가프로젝트 △스마트 그린 인프라 영역의 스마트메가시티(SMC) 메가프로젝트 △소부장 플랫폼 영역의 ACE(Acceleration·Creation·Enabling) 소부장 플랫폼 메가프로젝트로 구성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G5 메가프로젝트는 탁상공론이 아닌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수립한 실질 전략과 실천 과제로, 차기 정부가 그리는 산업정책의 밑그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5 메가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거버넌스 혁신, 요소 기술 및 관련 산업 역량 고도화를 시급 과제로 제시했다.

◇메타넷 메가프로젝트

[기획]공학한림원, 산업구조 대전환 설계도 제시...'G5 메가프로젝트' 발표

메타넷은 메타버스와 네트워크 합성어로, 메타버스를 글로벌 스케일에서 가능케 하는 차세대 인터넷을 말한다. 차세대 인터넷(NGN)이나 미래인터넷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급부상하는 메타버스를 글로벌 스케일로 실현하는 네트워크 연구는 세계 어느 나라도 제안한 바 없다.

한국공학한림원은 미래 네트워크 분야에서 강력한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메타버스의 실증, 상용화 과제를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보통 10년 주기로 국제 표준이 제정된다. 비전 수립과 표준 기술 개발, 그리고 표준 제정 및 승인까지 6~10년이 소요되는 중장기 투자다. 인프라 표준화와 병행해 변혁적 서비스 개발 및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행적 투자와 제도 기반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5G가 시스템 표준 개발에만 주력함으로써 선제적 융·복합 서비스 생태계 구축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 삼을 것을 당부했다.

메타넷 프로젝트 궁극 목표는 스마트 디지털 산업구조의 획기적 전환으로 설정했다. 메타넷으로 파생되는 전후방 연관 산업을 아우르는 포괄 시장 개발이 세부 목표다.

이와 관련, 초실감형 미디어 발전과 연계한 6G 시스템을 개발하고 표준화해 6G 시장의 가시화를 앞당기고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변화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메타넷 경쟁력 요소인 콘텐츠·소프트웨어 플랫폼 산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춰야 메타넷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모리중심 컴퓨팅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기술 역량을 미리 확보하고, 이를 구현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선제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을 또 다른 목표로 제시했다.

초고밀도 사용자중심 접속망, 유무선 네트워크 코어망, 사물인터넷(IoT)망, 고도 무인비행체망, 저궤도위성망을 모두 아우르면서 지능망계층에서 메타버스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메타넷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면 IT강국시대를 새롭게 열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토털솔루션(ETS) 메가프로젝트

ETS는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줄여 에너지자립도를 높이는 안보성과 탄소중립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변동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는 게 주요 목표다. 에너지전환의 친환경성을 담보하면서 새로운 에너지 제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이용효율 개선, 수소 및 차세대 원전·에너지원(전력, 열, 가스 등)간 섹터커플링, 탄소 포집 및 활용을 디지털로 융합, 기술기반의 친환경 에너지를 보급하고 혁신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제조업 르네상스 및 프로슈머형 에너지 산업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ETS 프로젝트는 기술계층, 플랫폼계층, 제품·서비스계층에 걸쳐 총 11개의 세부 프로젝트를 담았다. 현재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군(BAT), 미래 개발이 필요한 기술군(DIT) 등 11개의 세부 프로젝트가 유기적으로 디지털과 융합함으로써 안보성과 탄력성 그리고 친환경성이 담보된 에너지 토털 솔루션 구현이 가능하다. 경제적으로는 탄소중립화에 따라 과도기적으로 상실되는 국부를 에너지 신제조업의 육성을 통해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만회하는 기회도 갖게 된다.

한국공학한림원은 ETS 프로젝트를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추진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직속의 G5 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관계부처 인력이 태스크포스 형태의 ETS 사업단을 실무전담조직으로 운영하고 국내외 기술전문가, 한국공학한림원이 자문을 제공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실무전담조직에는 추진 업무의 특성에 따라 탄소중립 기술개발, 융·복합 산업 클러스터 구축, 실증 및 표준화, 국제협력과 인력양성의 4개 분과 전담 인력의 확보가 필수라고 분석했다.

◇하이퍼플릿모빌리티(HFM) 메가프로젝트

[기획]공학한림원, 산업구조 대전환 설계도 제시...'G5 메가프로젝트' 발표

KPMG 글로벌에 따르면 2030년 모빌리티 분야 주요 트렌드는 1위 배터리전기 모빌리티, 2위 커넥티비티·디지털화, 3위 연료전지 모빌리티, 4위 하이브리드 모빌리티, 5위 개도국 모빌리티시장 성장 등이다. 기술관점에서 보면 일명 'CASES', 즉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서비스(Shared & Service), 전동화(Electrification), 스마트유저인터페이스 (Smart UX)로 요약할 수 있다.

하이퍼플릿모빌리티(HFM) 메가프로젝트는 CASES를 활용해 미래지향적 모빌리티 생태계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5개 대표 HFM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게 골자다. HFM 아키텍처가 제공하는 것은 육해공 인프라, 즉 고객이 사용하는 플랫폼과 이를 실현하는 기술적 요소 및 시스템이다. 기술의 궁극적 지향점은 완전 전동화, 선별적 자율주행, 하이퍼 인포테인먼트, 항연결성을 갖춘 안전한 '도어 투 도어' 모빌리티다.

HFM 프로젝트는 이러한 공통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e-고속버스, e-수송트럭, e-수직이착륙기, e-선박, e-드론과 같은 다섯 가지 모빌리티 모드를 제안했다.

e-고속버스는 버스전용차선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품격, 하이퍼 엔터테인먼트를 탑재하고 e-수송트럭은 메르세데스벤츠나 테슬라의 전기트럭과 경쟁해 에너지 효율과 주행거리 면에서 앞선 수송수단을 말한다. e-수직이착륙기는 근거리, 저고도 자율비행체로서 관광용, 공공안전용, 그리고 단거리 신속이동용 시장 진입이 목표다. e-선박은 탄소배출이 높은 해운업의 기본 수송체계를 혁신하는 자율주행 전기선박을 말한다. e-드론은 군집드론을 포함한 소형 전기비행체를 지칭하지만 용도는 물류용, 정찰용, 특수목적용, 스포트용 등 무궁무진하다.

HFM 프로젝트는 미래지향적 모빌리티 서비스 및 종합적 수송체계를 우리가 가장 먼저 공공조달시장에서 실증하고, 이를 통해 미래지향적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자는 게 골자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이 과정에서 부처 간 협력을 바탕으로 레거시 규제를 해소·정비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자율주행용 인공지능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와 공유생태계 조성, 반도체·디스플레이·소프트웨어, 인공지능·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협업생태계 구축,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항공산업, 기계산업, 전기전자 등 수요산업의 동시다발적 구조전환을 기대했다.

◇스마트메가시티(SMC) 메가프로젝트

[기획]공학한림원, 산업구조 대전환 설계도 제시...'G5 메가프로젝트' 발표

SMC 프로젝트는 사회 문제와 거대화되는 도시운영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프라를 고도화시키고 다양한 인프라를 네트워크로 연결, 시민의 동시다발적 서비스 요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거대 프로젝트다.

기존 스마트시티 사업과는 차별화된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 SMC는 지능형 물리 인프라뿐만 아니라 디지털 데이터 인프라, 나아가 서비스 창출 인프라까지 포괄한다.

서비스 생태계 인프라와 결합은 다양한 서비스 창출 및 운영을 가능하게 만든다. SMC 사업은 지역 단위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효익을 창출한다. 기술의 첨단성보다 서비스 창출, 운영에 대한 기여도를 중시한다.

SMC 사업은 메가 시티에 국한되지 않고 근교 지역까지 포함한다. 지역 전체의 특성화와 경쟁력 강화, 나아가 국토 리밸런싱까지 목표로 한다. SMC 사업은 시민 참여적 거버넌스를 강화해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활발하게 요구한다. 지역 내 현안, 미래 사회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기술, 서비스 솔루션과 물리적 인프라 그리고 디지털 인프라의 조건을 탐색하는데, 지역 주민들과 초기부터 긴밀히 협력하는 방식을 택한다.

SMC 인프라 사업은 단순한 기술 개발 및 사업화 프로젝트가 아니다. 미래 건설, ICT, 환경 기술을 융·복합해 미래 메가 시티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삶의 질과 산업,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게 목표다. .

SMC 인프라 사업은 중장기에 걸쳐 다학제적 기술 융·복합 노력과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요구되는 만큼, 탄탄한 정책적 준비와 뒷받침이 필수다. 무엇보다 부처 간, 지역 간 장벽을 뛰어넘는 통합적 정책 체계를 마련하고, 중장기 기술·사업화 로드맵을 수립하며, 지역 시민 의견을 초기부터 수용할 수 있는 시민참여적 거버넌스의 설계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ACE 소부장 플랫폼 메가프로젝트

[기획]공학한림원, 산업구조 대전환 설계도 제시...'G5 메가프로젝트' 발표

ACE 소부장 플랫폼은 소재산업의 탄소중립을 촉진하기 위한 '혁신가속(Acceleration) 플랫폼'과 첨단 신소재부품 확보를 통해 미래신산업을 창출하는 '가치 창출(Creation) 플랫폼', 주력산업의 고도화를 가능하게 하는 상생형 혁신 생태계 '상생혁신(Enabling)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국내 산업 부문 탄소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소재산업의 탄소중립 가속화를 위한 'A-플랫폼'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반 조업 운영 능력을 보유한 국내 소재산업이 그린 디지털 대전환을 효율적이고 창의적 방식으로 선도해 가기 위한 전략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소재산업 주도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등 초격차 친환경 공정을 개발하고 공정 데이터와 최적 조업 조건 등을 EPC 산업과 IT 솔루션 산업계의 역량과 연대·협력하는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산업지능화 기반 고유의 설비 엔지니어링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한 검증까지 전주기 혁신을 완성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플랫폼'은 국내 소부장 산업에 주도적 역할을 부여, 기존 주력산업과 신산업, 신에너지산업을 청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기술과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미래형 모빌리티, 메타넷, 스마트 메가시티, 바이오 헬스케어, 우주 개발, 수소경제 등 미래 신산업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시장선점을 위한 차별적 핵심 소재부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재산업과 수요산업간의 긴밀한 '팀 코리아'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플랫폼'은 산업대전환의 마지막 퍼즐인 상생형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이다.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혁신기관 간 연대와 협력이 긴밀하게 지속돼야 한다. 청정 고부가가치산업이 요구하는 다품종 맞춤형 소재부품을 공급하고 소재-공정-제품 밸류체인을 패키지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조업의 아킬레스건인 강소기업 생태계 육성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스마트화, 고부가가치화, 친환경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장비 기업 등 다양한 신규진입자가 자유롭게 함께 가치 창출을 해나가는 혁신플랫폼 기반 수평적 산업생태계룰 주문했다.

ACE 플랫폼은 소재산업의 그린디지털 구조전환에 대한 해법 제시와 함께 산업구조전환을 공급사슬 측면에서 지원하고 촉진하는 유기적 역할을 수행한다. ACE 플랫폼 구축을 통해 산업생태계 계층·영역간 정합성을 제고하면 국내 산업생태계 전반의 질적 구조 고도화와 성장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