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현실화...매그나칩 매각 끝내 무산

매그나칩의 중국 사모펀드 매각 작업이 끝내 무산됐다. 매그나칩 인수를 추진한 중국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WRC)이 미국 제동으로 인수 작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인한 국내 타격이 현실화했다.

매그나칩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WRC 매각 승인을 받지 못해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14일 밝혔다. 매그나칩은 “수개월 동안 노력했지만 인수합병(M&A) 승인을 받지 못했다”면서 “CFIUS와의 계약 취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매그나칩 대표는 “합병 계약이 종료된 건 실망스럽지만 독립적인 공개 회사로, 주주 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매그나칩은 이번 결정으로 7200만달러(약 850억원)의 위약금을 받게 된다. 미국 정부는 이보다 앞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매그나칩 매각을 반대해 왔다. 매그나칩은 3월 WRC에 자사주 전량을 14억달러(1조6600억원)에 팔기로 주식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2개월 뒤 CFIUS가 매그나칩의 WRC 매각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미국 재무부에서 합병 관련 절차 중단 명령을 했다. 매그나칩이 보유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기술 등이 중국에 넘어간다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매그나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DDI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정부는 초기 매그나칩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잠정 판단, 매각을 막을 근거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견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OLED DDI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 매각을 가로막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매그나칩은 매각 작업을 중단하면서 우리 정부의 승인 요청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표>매그나칩, 중국 사모펀드 매각 일지

미·중 갈등 현실화...매그나칩 매각 끝내 무산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