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 무당개구리 세포로 호흡기 독성물질 알아낸다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세포 활용 호흡기 질환 연구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 사진.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이 자생 무당개구리의 배아 섬모상피세포로 호흡기 독성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의 섬모가 갖는 독성 민감도 특성에 주목, 섬모에서 분리한 섬모상피세포에 벤젠, 포름알데히드, 과불화옥탄술폰산, 아황산가스 등 호흡기 독성물질 4종을 형광입자로 처리하고 형광입자 신호를 통해 세포의 독성 민감도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무당개구리의 섬모상피세포는 독성물질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 비해 호흡기 독성물질 4종에 대한 민감도가 1.7∼3.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독성물질 민감도는 인간의 구강세포와 비슷한 것이며, 무당개구리의 섬모상피세포를 호흡기 질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무당개구리의 섬모상피세포를 이용한 이번 연구 기법은 호흡기 질환 연구에 세계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동물실험(설치류)을 대체하는 시험기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연합은 2010년 '실험동물보호지침'을 제정해 동물실험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미국은 2035년부터 동물실험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실험 대상 동물을 세포나 장기 유사체로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연구진은 이달 말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번 연구결과를 투고할 예정이며 특허출원도 앞두고 있다.

이병희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장은 “호흡기 독성물질 탐지기법이 자생종 무당개구리 세포로 확립돼 대기오염물질로 유발되는 호흡기 질환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앞으로도 국가 생물자원의 가치증진을 위해 자생생물의 활용범위를 넓히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