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공정 고객 "애플·인텔"

TSMC의 첫 3나노미터 반도체 제조 공정 고객사로 애플과 인텔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항상 TSMC 최선단 공정을 활용했던 애플뿐 아니라 인텔까지 가세하는 건 이례다. 인텔이 자체 첨단 공정 역량을 확보하기 전까지 TSMC와 밀월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TSMC 3나노 공정 고객 "애플·인텔"

반도체전문매체 EE타임즈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 아레테리서치, 스탠포드 번스타인앤코 등 투자전문리서치 업체 분석가들이 인텔이 애플과 함께 TSMC 3나노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랜디 아브람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인텔과 애플이 올 하반기 N3를 통한 웨이퍼 소량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에 본격적인 N3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N3는 TSMC 3나노 공정 명칭으로 연말 인텔과 애플이 시험 생산을 개시, 내년 초 양산을 본격화할 것이란 의미다. 크레디트스위스는 TSMC 3나노가 본격 가동하는 2023년과 2024년 TSMC의 인텔 칩 생산액은 50억달러(약 5조9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텔 전체 칩 생산액의 20%에 해당한다.

아레테리서치는 인텔이 TSMC에 맡길 칩 품목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브렛 심슨 아레테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텔은 2023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양산을 위해 N3에서 TSMC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해 PC용 외장 GPU '아크'를 TSMC 6나노 공정으로, 슈퍼컴퓨터용 GPU '폰테베키오'를 TSMC 5나노와 7나노 공정으로 양산한다고 밝혔다. 최선단 공정인 3나노까지 TSMC에서 양산하면 협력 범위는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마크 리 스탠포드 번스타인앤코 수석 애널리스트도 “인텔은 주로 3나노와 5·6나노용 제품을 TSMC에 아웃소싱할 것”이라며 “TSMC와 인텔은 상당 기간 협력해왔고 내년 초부터 상당한 물량이 양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 기술 로드맵
인텔 기술 로드맵

인텔이 TSMC와 협력을 확대하는 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생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되찾기 위해서다. 10나노 이하 첨단 공정 전환이 어려웠던 인텔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공격적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텔 내부 공정 능력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다. 인텔이 삼성전자나 TSMC와 견줄 공정 역량을 갖추는 데는 2~3년 걸리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TSMC와 협력으로 첨단 프로세서를 내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텔이 2나노 공정으로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선언한 시점은 2024년이다.

이 같은 밀월 관계는 인텔이 자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경쟁 구도로 전환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CPU는 자체 생산하고 GPU는 TSMC 위탁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인텔이 여러 기능을 갖춘 반도체(다이)를 하나의 구조로 만드는 '칩렛' 구현에 집중하는 만큼 위탁 생산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