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서밋 2022]민첩성과 변화대응 능력이 성공 열쇠](https://img.etnews.com/photonews/2202/1505707_20220224165320_042_0002.jpg)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업무와 비즈니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해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ESG' 경영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해에는 이 같은 기업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요구가 어느 해보다 거셌다. 기존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향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민첩성'과 '변화 대응 능력'이 손꼽히는 이유다.
24일 'CIO 서밋 2022'에서 열린 'CIO 토론회' 참석자는 변화 대응 능력 중요성에 공감하고 데이터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유연하고 효율적인 정보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데이터와 클라우드, 업무 혁신 근간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경상 KAIST 교수는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활용하며 조합 가능한 아키텍처를 운영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 산업계 데이터 및 클라우드 동향, 각사 대응 전략을 물었다.
김성훈 풀무원 디지털혁신실장은 “마케팅, 연구개발(R&D), 영업, 구매, 생산, 물류, 고객서비스, 경영지원 등 8대 메가 프로세스 전반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생산·축적되고 있다”며 “데이터 표준화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 전사적인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풀무원은 올해를 데이터-드리븐 운영 원년으로 선언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을 개선하는 것이 시스템 경영 핵심임을 인식하고 데이터 분석 기반 시스템 경영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AI 비즈니스 영역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등 사업 전반에 클라우드 전환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는 클라우드가 가진 유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전무)은 “KT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BDAP)은 매일 350억건 데이터를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 부서가 이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며 “양질의 데이터를 끊임없이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이를 위한 '데이터 엔지니어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KT는 2017년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선언하고 모든 IT시스템 신규 구축 시 클라우드를 우선 적용하도록 했다”며 “2019년부터 '클라우드 머스트'로 정책을 강화했고 올해는 유연한 아키텍처로 워크로드 제공, 클라우드 전무 법인 설립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규 호반건설 IT팀 상무는 건설산업은 다른 산업 대비 디지털 성숙도가 낮고 이러한 격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상무는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전환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와 외부, 조직과 일하는 방식까지 모두 혁신해야 하며 이러한 디지털 전환 기술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클라우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에 AI 접목, 꾸준히 증가
AI 활용과 관련, 비즈니스 곳곳에 AI 접목을 진행 중이며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 본부장은 “KT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AI 기술을 적용하기보다 기존 기가지니 기술을 공통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AI를 확대하게 됐고 그 결과 'AICC'와 'AI통화비서'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
AI 콘택트센터 솔루션인 AICC는 일 평균 24만콜을 응대하는 국내 최대 KT고객센터 역량 기반으로 개발했다. 2018년 '챗봇'부터 2021년 '가상상담사'까지 KT고객센터(100번)에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KT고객센터 적용 사례를 바탕으로 최근 금융권 사업도 활발히 수주해 수행하고 있다.
백 상무는 건설업에는 많은 위험 요소가 현장에 존재하며 지난달 도입된 중대재해처벌법 등 외부 규제 또한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AI 활용은 아직 제한적이고 엄격한 조건 아래 활용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백 상무는 “이런 상황에서도 현장뿐만 아니라 AI 면접기술, AI를 접목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 등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측면에서 꾸준히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반건설은 내부 연구 개발인력 활용보다 신기술 기반 스타트업 기술을 받아들여 내재화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드론 기술을 가진 업체를 발굴해 AI 기술로 아파트 건물 외벽 하자를 조기 발견,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도 도입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김 실장은 풀무원이 고객 측면과 운영혁신 측면에서 AI를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고객 측면에서는 디지털 고객 경험(DCX)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경험 수집,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AI 활용 대표 사례로 리뷰를 긍정·부정으로 분류하는 감정 분류 서비스와 상대적으로 다수 언급된 문서를 선정해 대표 문장을 추출하는 리뷰 요약 서비스, 기존 워드 클라우드보다 관능(맛 표현) 추출 기능이 향상된 감정 구문 워드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있다.
김 실장은 “운영 측면에서는 예측과 자동화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AI가 수요를 예측해 계획 생산을 수행하고 주요 업무 자동화를 통해 높은 비용 효율성과 빠른 생산성을 구현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 기반 비즈니스 대응, 철저히 준비해야
이경상 교수는 참여 기업별 질문으로 스마트시티(호반건설), 디지털 플랫폼 구축(식품), 메타버스(KT)에 대한 대응 현황을 질문했다.
백 상무는 “스마트시티는 미래 혁신기술이 모두 적용되는 거대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디지털 전환을 넘어 비욘드 디지털(Beyond Digital)을 지향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와 제품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누구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전략적 재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다”며 “호반건설은 스마트건설뿐만 아니라 스마트 헬스, 스마트팜, 스마트 세이프티 등 공간과 삶의 가치를 높이는 혁신 기업에 투자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디지털 전환 역량 확보를 위해 중요한 것은 플랫폼을 통한 업무 체계를 구축해 전통 식품기업 한계를 극복하고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풀무원은 지난해 '풀무원 DX 플랫폼' 모델을 정립하고 주요 핵심 업무 영역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풀무원 DX 플랫폼은 고객경험관리(DCX) 플랫폼, 공급망관리(SCM) 플랫폼 등 5대 플랫폼으로 구성, 이를 통해 식품산업 업계 동반성장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식품산업 안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옥 본부장은 KT 메타버스 사업과 관련 “지난해 6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업과 '메타버스 원 팀'을 결성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12월에는 KT DS가 이투스와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을 상용화했다”고 소개했다.
올해 1월에는 KT그룹 커머스 전문회사 KT알파가 관련 금융기업과 협약을 맺고 가상부동산과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거래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옥 본부장은 “메타버스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만 구체적 서비스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우리가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분야를 타기팅해 도전하는 것을 우선 생각하고 있으며 개방적인 협력을 통해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되 내부 역량을 같이 발전시켜가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