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새 정부 '규제 공화국' 오명 벗자

새롭게 출범한 대통령의 우선 과제가 '경제 살리기'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기업과 시장을 옭아매는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는 것 역시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함봉균 기자.
<함봉균 기자.>

이러한 공통된 의견에도 기업은 올해 우리나라 기업 규제 환경이 지난해보다 부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규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 기업규제 전망 지수(RSI)가 93.3으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새 정부가 시작되는 해임에도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등 규제 개선 기대감이 높지 않은 것이다. 기업은 대선 전의 포퓰리즘 정책 남발과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개혁 과제로 '낡은 규제 정비'와 '이해갈등 조정'이 꼽혔다. 낡은 법제도 자체도 문제지만 법제도 개선을 어렵게 하는 이해갈등 역시 기업의 혁신과 변화를 방해하는 주요인이라는 인식이 반영됐다.

한마디로 규제 개선이 필요하지만 '될리가 없지'라는 생각이 기업에 만연하다.

우리나라는 정부 규제 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섯 번째로 높은 '규제 공화국'이다. 규제 수준이 높은 데다 서비스·네트워크 부문에서 진입 장벽이 높고 정부의 기업활동 개입이 심각하다.

한 예로 상법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만 인정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빈번하게 법원에 불러내도 무방하게 만든 여건도 문제다. 일률적인 주 52시간제 시행과 무차별적인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등은 기업 경영 활동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새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세계 주요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올라선 것을 감안해 규제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 노동계 쪽으로 기운 정책도 균형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법에 따라 일일이 조건을 맞춰야 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포지티브' 규제를 원칙적으로 규제가 없는 '네거티브' 형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기업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려고 해도 법에 저촉되는지부터 살펴야 하는 신산업이 등장하기가 어려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종 산업 간 융합 흐름이 가속화하는 만큼 우리도 일단 규제를 없애 신산업 창출을 장려하고 이후 발생하는 문제를 사후에 규제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이래야 기업은 혁신과 변화를 촉진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경영 활동을 통해 수익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새 대통령은 기업이 활발하게 비즈니스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정권 말까지 추진해야 대한민국은 '규제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5년 후 경제도 성공할 수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