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관제실에서 한 눈에...코렌스, 공장에 ICT 더했다

[1부]산업 디지털 전환 <3>한국형 디지털 전환 현장을 가다-코렌스

공장 관제실에 들어서자 생산라인 가동 현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기계설비에 장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보내오는 데이터로 설비 고장 유무는 물론이고 생산 현황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구축한 실제 공장과 동일한 가상 공장도 보였다. 헤드업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기기를 사용하면 가상현실(VR)로 현실감 있게 확인이 가능했다.

[대한민국 대전환 'ON'] 관제실에서 한 눈에...코렌스, 공장에 ICT 더했다

지난 14일 경남 양산시 어곡공단에 위치한 중견기업 '코렌스'를 찾았다. 코렌스는 자동차 부품인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EGR쿨러는 자동차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식혀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여주는 자동차 부품이다. 현대·기아차, 포드, BMW 등이 고객사이며 국내뿐 아니라 독일, 미국, 중국에도 진출했다.

코렌스는 EGR 핵심 기술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 스마트공장 구축한 우수 기업으로 꼽힌다. 2016년부터 독일 지멘스의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SW)를 기반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자체 투자와 함께 여러 정부 사업에도 참여해 정보통신기술(ICT) 을 도입해왔다.

회사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 확보 때문에 사활을 걸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효율도 높여야 했다.

[대한민국 대전환 'ON'] 관제실에서 한 눈에...코렌스, 공장에 ICT 더했다

코렌스는 기존 수작업 라인에서 생산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고 전사자원관리(ERP),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공급망관리(SCM), 제조실행시스템(MES) 등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생산-품질 데이터를 연동하고 제품 연구개발(R&D) 과정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양산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도입했다. AI 기반 설비 자동 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모니터링 기능을 고도화했고 품질 예측과 원인 분석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꾸렸다. 제조 공정, 설비 모니터링, 품질 검사 등에는 AI 기반 카메라를 적용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해 원격 관제가 가능한 가상 공장도 구축했다.

회사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작업자들의 일상도 달려졌다. 과거에는 생산라인 조장들이 수기로 생산현황을 작성해 관리자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IoT 센서가 곳곳에 장착되면서 생산라인에서도 종이가 사려졌고, 작업자들은 제조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되면서 생산성이 증대됐다.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IoT 센서를 통해 수집되고 체계적으로 정리돼 관제실 스크린에 표시됐다. 종합설비효율(OEE) 계산을 위한 시간 가동률, 성능가동률, 양품률뿐 아니라 목표량, 불량수량과 설비 상태가 실시간으로 보여졌다.

가장 흥미로운 건 디지털 트윈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 공장이다. 코렌스는 SK텔레콤 등이 참여한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KIoT) 컨소시엄과 5세대(G) 기반 디지털 트윈 공공선도 실증 과제를 통해 기술을 구현했다.

[대한민국 대전환 'ON'] 관제실에서 한 눈에...코렌스, 공장에 ICT 더했다

가상 공장은 실제 공장의 상황을 동일하게 모사한 형태로 관제실 관리자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상 공장에 새로운 생산 정보를 입력하면 실제 공장에서도 조립 과정이 변한다. 가상 공장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도 있어 가동률을 높이거나 불량률을 낮추는 데도 유용하다.

코렌스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국내 전 생산라인과 해외 공장으로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격에서도 정확한 상황 진단이 가능해 국내에서도 세계 모든 공장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코렌스 양산공장 내 가장 스마트공장 전환 진행이 빠른 곳은 포드 EGR쿨러 생산라인이었다. 디지털 트윈 기술도 이곳에 적용됐다. 항온·항습 시설로 만들어졌으며 덧신을 신고 먼지 제거를 위한 클린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었다.

생산라인은 투명 안전 펜스로 둘러싸여 있다.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 불량률을 줄이는 게 목적인데 열릴 경우 작업자 안전을 위해 생산이 중단되도록 설정돼 있다. 안전 펜스 내에는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비전 카메라도 설치돼 있다.

작업자들은 생산에 필요한 자재를 투입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제조공정은 전적으로 로봇이 수행했다. 치약과 같은 점성의 약품을 도포하는 데는 3D 카메라를 활용했다. 작업자 육안보다 정확하고 일정한 작업이 가능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한다. 품질 검사에서는 체적을 통해 무게까지 계산할 수 있는 3D 카메라를 활용한다.

다음 단계는 물류 자동화다. 아직 공장 내 물류 로봇은 보이지 않았다. 작업자들이 필요한 자재를 옮겨야 했다. 코렌스는 조만간 물류 자동화도 착수해 생산효율을 추가 개선할 방침이다.

코렌스 관계자는 “2016년 이전 대비 지난해 OEE 3% 개선, 안전 재고량 1.5일 단축, 연간 실패 비용 13억원 절감, 상업안전 재해율 제로 등의 성과가 있었다”며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라고 강조했다.

양산(경남)=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