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ERP' 글로벌 가동..."업무속도 6배로 향상"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글로벌 가동으로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한다. 인공지능(AI), 로봇업무자동화(RPA)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주요 업무 처리 속도를 최대 6분의 1로 단축,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인 N-ERP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인 N-ERP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혁신 비즈니스 플랫폼인 차세대 'N-ER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최종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ERP는 기업 물적, 재무적 자원을 통합 관리해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돕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월 생산, 판매, 경영관리 전반에 사업 혁신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SAP, 삼성SDS와 함께 차세대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동남아·서남아·중국 등에 우선 적용한 뒤 올해 1월 국내 사업장까지 도입을 마쳤다. 1분기 결산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N-ERP는 △새로운 비즈니스 대응을 위한 시스템 통합과 전문 솔루션 도입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위한 시스템 성능 향상 △AI 활용 의사결정 지원과 업무 자동화 등 신기술 적용이 특징이다.

N-ERP는 새로운 비즈니스 대응을 위해 판매 관리 등 분야별 시스템을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효율화했다. 소비자직접거래(D2C),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통합하는 옴니 채널 등 융복합 사업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납기약속 관리(aATP), 창고관리(EWM), 배송관리(TM) 등 SAP 핵심 솔루션도 적용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인 N-ERP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인 N-ERP를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 현황, 공급망 현황 등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또 데이터 보관과 연산을 통합 처리하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를 적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였다. 데이터베이스를 병렬로 연결한 고성능·고용량 체계를 구축해 급속한 데이터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한다.

삼성전자는 AI를 활용한 의사결정 지원과 업무 자동화 기술도 적용했다.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머신러닝, 데이터 작업이나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하는 광학적 문자 판독, RPA 기술을 활용해 핵심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돕는다.

코로나19 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예측가능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지원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메타버스 등 신시장·기술에 민첩한 대응이 요구되면서 기업 경영 뼈대를 구성하는 ERP 역할을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공급망 관리, 새로운 트렌드 대응, 업무 생산성 개선 등 전반적인 경영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ERP 고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N-ERP를 전 세계 법인에 3개월간 운영하고 분기 결산까지 완료한 결과, 업무 처리 속도 개선과 생산성 향상 등 효과를 확인했다. 새로운 공급 계획을 시뮬레이션할 때 필요한 자재가 수급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기존에는 1시간 이상이 걸렸으나 N-ERP로는 10분 이내에 가능하다. 정밀한 시뮬레이션으로 보다 정확한 공급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D2C(Direct to Consumer) 확대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비자 직접 주문 현황 파악도 기존 20분 이상 걸렸지만 현재는 3~4분 이내로 가능하다.

문성우 삼성전자 경영혁신센터 부사장은 “N-ERP는 비즈니스 민첩성과 생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삼성전자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