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슬로바키아 공장을 증설하고 상업용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생산을 시작했다. 베트남, 멕시코, 슬로바키아를 잇는 마이크로 LED 생산 삼각편대를 구축, 공급난을 해소한다. 올 하반기에는 가정용 TV 제품까지 생산을 본격화, 마이크로 LED 영토를 확장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슬로바키아 TV 공장에서 상업용 마이크로 LED 생산에 들어갔다. 증설을 결정한 지 약 5개월 만에 신속하게 생산을 시작, 고질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낸다. 현존하는 최상의 화질로 평가받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주로 기업용(B2B) 영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처음으로 상업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월'을 출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주로 삼성전자 네오QLED, QLED TV 등을 생산하는 기지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상업용 마이크로 LED 수요가 큰 폭으로 늘자 올해 초 이곳에서 마이크로 LED까지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설비 증설과 함께 기술 전수 등 후속 작업을 진행했다.
슬로바키아 공장 증설로 삼성의 상업용 마이크로 LED 생산 기지는 기존 베트남, 멕시코에 이어 세 곳으로 늘었다.
당초 상업용 마이크로 LED는 베트남 공장에서만 생산했는데, 수요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말 멕시코 TV 공장에서도 증설 이후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TV 생산기지에 상업용 마이크로 LED 생산까지 전담시키면서 공급 부족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DX부문장은 “반도체 부족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생산시설 부족으로 공급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멕시코, 슬로바키아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3개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 이슈 해소에 따라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사업 확대도 꾀한다. 내부적으로 가정용 제품 브랜드명을 '마이크로 LED'로 확정하고, 하반기 중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가 공개한 마이크로 LED TV는 110형, 101형, 89형 등 3종이다. 애초 지난해부터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말미암은 베트남 공장 봉쇄와 밀려드는 상업용 제품 납기를 맞추기 위한 후순위 조정으로 생산을 거의 하지 못했다. 하반기부터 상업용 마이크로 LED 생산은 멕시코, 슬로바키아 공장이 전담하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는 베트남 공장이 맡을 공산이 높다.
![ISE 2022가 개최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 그라 비아 전시장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신제품 2022년형 마이크로 LED 더 월을 선보이고 있다. [자료:삼성전자]](https://img.etnews.com/photonews/2205/1531156_20220512145749_394_0002.jpg)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대형 디스플레이용 마이크로 LED 시장 규모는 5400만 달러(약 640억원)에 불과하지만, 매년 평균 204%씩 성장해 2026년에는 45억 달러(약 5조357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성장하는 상업용 시장과 달리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시장은 올해 역시 몇 백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대당 1억원이 넘는 가격이 대중화 걸림돌이다. 삼성전자는 늘어나는 상업용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가정용 TV시장에서 초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보, 미래 수요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사업 현황>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