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총기난사범 트위치로 범행 생중계…바이든 "인종범죄 매우 혐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뉴욕주 퍼벌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미국에서 인종 혐오 범죄를 끝내야 한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의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필요하지만, 인종 범죄는 매우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백인우월주의를 포함해 어떤 국내에서의 테러 행위도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혐오 범죄에 안전지대는 없다”며 “우리는 이런 혐오에 기반한 미국 내 ‘테러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참사 현장인 버펄로를 방문해 이번 총격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 '증오의 풍토병'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종 때문에 시작된 증오범죄나, 극단주의 폭력행위는 우리 모두에게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날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피의자 페이튼 젠드런(18)은 당시 범죄 현장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를 통해 생중계했다.

방탄복과 총기로 무장한 젠드런은 카메라를 부착한 헬멧을 쓰고 슈퍼마켓을 덮쳤다. 트위치가 범행 시작 2분 이내에 중계를 중단했으나, 이미 살인 현장은 생중계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영상 속 젠드런은 쓰러진 흑인을 향해 재차 총격을 가하는 한편, 비명을 지르는 백인에게 ‘미안!’하고 지나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힌 피의자가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젠드런이 쏜 총탄에 맞은 13명 중 11명이 흑인이었고, 백인은 2명에 불과했다.

사건 발생 직후 발견된 젠드런의 온라인 선언문에 따르면, 그가 평소 미국의 백인 사회와 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과 이민자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표적인 음모론이다.

또 선언문에는 사건 발생 지역이 인근에서 흑인 비율로 가장 높아 선택했다는 사실도 담겼다.

법원은 전날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젠드런에 대해 정신감정을 명령했다. 젠드런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유죄평결을 받는다면 최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이 가능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