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력시장 5000 회원, REC 시장 10만 회원 시대를 활짝 열다

문경섭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
문경섭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

이번 달은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기념비적인 달이다. 전력시장 회원사가 5000개사를 돌파했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시장 회원수는 10만을 넘었다. 2001년 전력거래소는 10개사를 회원으로 출범했는데 이제 그 회원수가 무려 500배나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REC 거래 10만 회원을 확보했다. 지난 2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전력거래소 회원이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했을까. 전력거래소 회원의 증가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변화를 알 수 있다.

2001년 전력거래소 창립 당시에는 한전과 한전에서 분리된 6개 발전공기업 및 민간 발전사인 GS파워, GS EPS, 한국종합에너지 등 10개사만을 회원으로 두고 있었다. 이후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발전설비 증가와 민간 기업 발전사업 참여도 증가했지만 지금과 같이 회원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결정적인 원인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성장이다.

2002년 신재생전원 보급 촉진을 위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도입 후 회원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100개사를 돌파했고, 2008년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전력시장 회원이 3배 급증했다. 이후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도입과 REC 거래시장 개설에 따라 2015년 회원수 1000을 돌파하는 새로운 전기를 맞기도 했다. 이 당시 신재생전원 회원 비율은 전체 전력시장 회원의 93.2%를 차지했다. 그 가운데 태양광·풍력 발전 비율은 86.6%를 차지할 정도로 재생에너지로 발전하는 회원이 증가했다. 이와 같은 재생에너지 촉진 정책과 성장은 계속돼 2018년 '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탄소중립 등의 정책 발표로 재생에너지 회원 증가는 가속됐다.

2001년 전력시장에 참여한 발전기의 설비용량은 20년 동안 약 2.7배 증가한 반면에 신재생전원 설비용량은 약 23배 확대됐다. 신재생전원 설비용량 비중은 1.1%에서 10.2%로 급격히 상승해 설비용량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력거래소 전력시장과 REC 시장 회원 증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서 기인한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수행하는 중요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정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가와 국제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국제기구 추진 전략에서도 재생에너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 또한 많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예측의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예측정산금 제도 등 새로운 유연성 자원의 발굴을 추진하여 왔으며, 실시간시장 및 보조서비스시장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연성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도입이 예상되며, 섹터커플링(Sector Coupling), 가상발전소(VPP), 수소발전 시장 도입 등이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전력시장 개설 후 약 20년 동안 전력시장 규모 및 시장 참여자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다양해졌다. 전력시장 5000 회원 및 REC 시장 10만 회원 시대를 넘어 또다시 20년이 지난 뒤의 우리나라 미래 전력산업은 어떻게 변화해 있을까. 대다수 기업과 많은 가정까지 전력시장과 다양한 전력 신시장에 참여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문경섭 전력거래소 전력시장본부장 moonkys@kp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