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사람 중심' 환경 구축

로지텍코리아 VC 본부장 윤제이슨
로지텍코리아 VC 본부장 윤제이슨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일상화하면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 모델에 대한 선호도와 관심이 커졌다. 지난 3월 경기연구원이 경기 지역 거주 노동자 300명과 전국 사업체 인사담당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 중인 재택근무'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가운데 87.5%는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출퇴근 부담 경감, 충분한 수면·휴식, 효율적 시간 활용으로 자기계발·취미활동 가능 등을 꼽았다. 인사담당자를 통해 알아본 기업의 79.4% 또한 재택근무 시행에 만족한다고 밝히며 직원 업무 만족도 증가를 이유로 지목, 직원과 기업 모두 유연근무제를 중요한 복리후생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듯 워라벨을 확보하기 위해 원격근무가 적극적으로 접목된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많은 직원들이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고 출퇴근 시간 동안 인파 사이에 끼여 하루 3-4시간을 보내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기업 문화나 업무수행 방식에 따라 원격근무에 대한 장단점은 따를 수 있지만 직원들의 행복 기여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행복한 직원은 더욱 적극적으로 업무에 참여하고, 이는 더 나은 기업 생산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인재 확보와 유지에서 '사람 중심' 비즈니스 운영 방식은 핵심이며, 기업은 직원 니즈와 선호도를 염두에 두고 업무 환경 전략을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고 개선해야 한다.

2년 전에 일반 사무실 출근에서 원격근무로 바뀌는 다소 빠른 체제 전환을 겪었을 때 많은 기업이 제대로 된 솔루션을 갖추지 못해 차질을 빚었다. 인사팀은 IT팀과 함께 직무별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기술 개선이 중요한지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원격근무 환경 개선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 인사팀과 IT팀이 인재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확보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꼽아 봤다.

첫째 기업들은 종종 사무실 직원과 원격근무자가 동일한 업무 경험을 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실제로 자택, 공유오피스, 카페 등 근무지가 다양해지면서 사무실 직원과 원격근무자의 업무 환경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기업 최우선 순위에 '업무 경험 일관성 보장'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기업은 사무실 직원과 원격근무자 모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최신으로 업데이트된 미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영상회의 프로그램과 미팅룸을 자동으로 연결 관리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급 장치와 장치 관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하이엔드 영상회의 솔루션을 제공하면 직원들은 쉽게 작업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업이 적절한 영상회의 도구를 제공하지 않으면 직원 참여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된다. 하이브리드 근무로 다양한 공간에 인력이 분산돼 있어서 대부분의 직원이 온라인 툴 활용에 어느 정도 숙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영상회의 플랫폼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업무에 방해를 받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속감 저하도 느낄 수도 있다. 기업이 직원의 동등한 회의 참여를 보장하려면 사용자 편의성, 유연성, 확장성, 멀티 디바이스 지원 측면에서 적합한 영상회의 플랫폼을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자동으로 제어해 누구도 프레임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영상회의 첨단 기술인 '라이트 사이트(RightSight)'와 같은 고급 솔루션 채택이다. 더불어 영상회의 중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눈맞춤을 보장하는 기술을 활용하면 직원들은 한 공간에 같이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 현실적이고 편안하며 생산적인 토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하이브리드 친화적인 업무 문화 조성에서 인사팀은 공정한 업무 평가를 놓칠 수 있다. 직원들이 근무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업무 성과와 참여도 측정 방식도 알맞게 조정돼야 한다. 모든 직원의 참여가 공평하게 이뤄지는지, 회의 시간은 적절한지 등 능률적인 회의 문화를 기반으로 직원 성과와 효율이 중심인 직원 평가가 자리 잡게 해야 한다. 회의 참여도에서 원격 근무자들은 사무실 직원만큼 회의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모두의 의견이 잘 들리는지, 반영되고 있는지가 포함된다. 간단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춘 디지털 화이트보드 스크라이브와 같은 장치도 활용해 볼 수 있다. 디지털 화이트보드의 중단 없는 실시간 디스플레이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공동 작업을 할 수 있어 직원들은 협업 활동에 대한 더 많은 동기 부여를 받을 것이다.

팬데믹으로 촉발된 워크 프롬 애니웨어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직원들이 서로 분산된 장소에서 일하다 보니 업무 경험과 질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새로운 조직문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기업은 직원이 어디서 근무하든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협업 기반 툴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사팀이 IT팀과 함께 '사람 중심'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짜고 실행한다면 유연하고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지속하고 자율성을 중시하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윤제이슨 로지텍코리아 VC 본부장 jyoon1@logi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