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연결된 제품과 연결 UX 시대

[전문가 기고] 연결된 제품과 연결 UX 시대

사용자경험(UX; User eXperience) 개념이 1990년대에 본격 사용된 이후 UX는 특정 시스템·제품·서비스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경험 중심으로 다뤄져 왔다. 넓은 범위에서 UX 개념은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 토털 라이프 사이클(Total Life Cycle)에 걸친 경험을 다룬다.

최근 통신기술 발전과 네트워킹 성능 향상으로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제품이 서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 제품들이 연결된 상태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UX는 어떻게 다루고 정의할 수 있을까.

먼저 이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해 보자. 구글 UX 디자이너로 유명한 미칼 레빈(Michal Levin)은 2014년 본인 저서에서 이렇게 연결된 상태의 UX를 다중 기기 경험(Multi Device Experience)이라 지칭하고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이용 과정에서 갖게 되는 경험'이라 정의했다.

이러한 개념은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홈네트워크 시스템·스마트홈·스마트카 등의 용어를 사용할 때 함께 제시됐고, 실제로 연결된 시스템이 구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통신기술, 네트워킹 성능 등이 사용자 눈높이를 만족할 정도로 잘 구현되지 못하거나 그 종류도 다양하지 않아서 완전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5G에서 6G로 나아갈 정도로 통신기술이 발전하고 네트워킹 성능도 향상돼 다양한 제품들이 연결되면서도 각각 잘 작동하고 연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별문제가 없다.

자연스럽게 이 연결된 제품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졌고, 사용 과정에서 경험은 어떻게 정의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기업들은 이미 연결된 제품 UX를 연구하고 대응하는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MDE센터(Multi Device Experience Center)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제품은 물론 타사 제품까지 연결된 상태에서 UX를 향상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LG전자는 CDX(Cross Device eXperience)라는 명칭으로 전사 차원에서 고객 경험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CDX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UX 분야 글로벌 리더로 알려진 애플이 'Continuity' 'One seamless experience' 등을 키워드로 제품 간 연결된 UX를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의 핵심 요소로 다룬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제품 간 연결된 상태에서의 UX는 두 가지 지향점이 있다.

하나는 여러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10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을 1분 30초까지 보다가 집에 도착해서 TV로 유튜브를 실행하면 보던 영상을 1분 30초 이후부터 자동 방영한다. 일반적으로 엔스크린서비스(N-Screen Service)라 부른다.

또 하나는 사용자의 적극적인 행위가 없는 상황에서도 연결 제품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실에 있는 로봇청소기가 바닥 먼지를 감지해서 청소를 시작하고, 그 신호를 공기청정기가 받아 공기 청정 기능을 가동하는 것이다.

연결된 제품의 UX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과 맞물려 더욱 다양해지고, 이를 파악해 활용하는 연구도 중요해졌다.

특히 연결돼 있거나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UX 제공을 판매 확대 전략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연결된 UX에 익숙해진 사용자도 어느새 연결된 제품을 구매하게 되고, 이는 제품에 대한 잠금 효과(Rock-in Effect)로 이어져 기업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된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연결된 제품의 UX를 잘 이해하고 적극 활용한다면 삶을 더 윤택하고 안전하고 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재인 동의대 디자인공학부 교수·UX연구소장 inibest@de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