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중국 시공 법인 6년만에 청산…체질 개선 고삐

한샘 사옥 전경
한샘 사옥 전경

한샘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세가 꺾인 중국 사업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와 유휴 부동산도 정리하고 있다. 홈퍼니싱·리모델링 통합 플랫폼 '한샘몰'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4분기 중국 '한샘장식법인'을 6년 만에 청산했다. 한샘장식법인은 현지 시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설립됐다. 중국 현지에서 한샘 제품만 전담으로 시공하는 기사를 선발하고 교육·시공·사후관리(AS)까지 담당해왔다. 사실상 중국 리모델링 시장에서 잠정 철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로써 중국 내 한샘 법인은 중간지주사 한샘(중국)투자유한공사와 손자회사 베이징한샘인테리어 등 3개사가 남았다. 중국 사업은 당분간 부엌가구·인테리어가구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추후 매출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샘에게 중국 사업은 아픈손가락이다. 중국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가구 시장에 진출한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된 적자만 888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1년 B2C 사업 철수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순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외형도 줄었다. 지난 2017년 중국법인 매출액은 43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86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등 한·중 외교 문제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법인 청산은 국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샘은 매출 2조원, 영업손실 217억원으로 지난 2002년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 등 거시 환경 악화로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과 부동산 거래량 급감이 맞물린 영향이다. 국내 시장에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샘은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이후 경영 효율화 작업에 가속을 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사회 복지 사업을 영위하던 자회사 '한마음'을 청산했다. 지난 1월에는 부산 공장·물류센터 건립을 계획했던 국제산업물류도시 부지를 244억원에 매각했다. 실적이 부진한 수입 가구 유통 자회사 '한샘도무스'와 종합자재몰 운영사 '인스테리어'는 이달 말 흡수 합병할 예정이다. 서울 상암·방배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올해 한샘은 가구·리모델링 통합 플랫폼 '한샘몰'을 중심으로 홈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전문가 3D 설계 제안, 리모델링 투명성을 강화하는 '리모델링 매니저' 등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는 3분기 홈퍼니싱 부문 디지털전환(DX) 등을 추진하는 등 온·오프라인 통합 '옴니 채널'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한샘 관계자는 “국내 리하우스 사업 안정화가 우선으로 판단돼 중국장식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며 “당장은 국내 시장 내실화를 위해 집중하고 향후 중국 매출 확장 등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