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한 다가온 웨이브, 목표 달성 불확실…SK스퀘어 고심

유료 가입자수·매출액 역부족
상장 불발 땐 CB 2000억 상환
해외 진출 확대로 돌파구 마련
일각선 인수합병 선회 가능성도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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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기업공개(IPO)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IPO 성공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웨이브 대주주인 SK스퀘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지분 37.5%를 보유하고 있는 SK스퀘어는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프라이빗에쿼티 대상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투자 조건으로 5년 이내 IPO를 약속했다. 이 기한은 2024년 11월까지다. 상장이 불발된다면 웨이브는 전환사채(CB) 2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현재 웨이브는 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이나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제출 등 실질적인 IPO 준비 절차에 돌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웨이브 적자 추이
콘텐츠웨이브 적자 추이

기한 내 IPO를 하지 못하면 CB 만기상환을 해야 하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상환 여력이 부족하다.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2019년 137억원, 2020년 169억원, 2021년 558억원, 2022년 1216억원 등으로 영업 적자폭이 늘었다.

웨이브는 당초 계획한 IPO를 위해 유료 가입자 500만명·매출액 50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이는 당장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OTT 서비스·콘텐츠 이용행태 및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 OTT별 일주일 이용률은 △넷플릭스 54.9% △티빙 16.9% △쿠팡플레이 15.0% △웨이브 11.8% 순으로 집계됐다(중복답변 가능).

웨이브는 해외 진출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코코와+' 운영사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을 인수하면서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코코와+는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북·중남미 지역 35개국에서 K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코코와+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등 구독자들의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고 미국 시장에서 K-OTT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힘든 IPO 대신 인수 및 합병 등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티빙과 합병설은 몇 년 전부터 흘러나오다가 최근에는 합병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지상파, 종편, CJ ENM, KT스튜디오지니 등을 아우르는 K콘텐츠 수급 역량을 확보하고 넷플릭스와 겨뤄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CJ ENM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설에는 선을 긋고 있다. 올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타 플랫폼(웨이브)과 합병은 사실상 많은 어려움들이 있다”며 “현재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있지 않은 옵션”이라고 밝혔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웨이브는 투자를 대폭 늘리거나 효율화를 해야 할 선택의 기로에 있다”며 “넷플릭스가 백화점식 약한 고리 전략을 취한다면 웨이브는 스페셜티·버티컬 전략을 택하는 강한 고리 전략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쿠팡플레이가 스포츠를 핵심 콘텐츠로 잡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덧붙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