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양성 메카 꿈드림공작소] 〈중〉폴리텍대 광주캠퍼스 “10대부터 60대까지 첨단기술자 꿈꾼다”

박준민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기계시스템학과 학생이 꿈드림공작소에서 개발한 협동로봇 기반 커피 자동화 공정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박준민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기계시스템학과 학생이 꿈드림공작소에서 개발한 협동로봇 기반 커피 자동화 공정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AI)·디지털 제조 혁신인력 양성 메카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에 지난 5월 꿈드림공작소가 첫 문을 열었다. 레이저 커팅기, 3D프린터 등 캠퍼스 내 모든 시설·장비를 민간에 개방해 10대 청소년부터 60대이상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연령·성별에 관계 없이 누구나 무료로 첨단 기술교육을 받는다.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권역 다양한 기관·단체에서 △로봇팔 제어하기 △드론 만들기 △전기자동차용 고전압 배터리 밸런싱 실습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미래 유망산업 진출 꿈을 키운다.

광주 송원고 재학생 등 10명은 'LED 제어 조명 만들기'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꿈드림공작소에서 제공하는 PC, 평면 모델링 프로그램 RDWorks, 레이저 커팅기, 인두기, 오토CAD 등 장비와 LED 바, 조명연결 USB선, 합판, 투명 아크릴, 모델링저장장치, 조명충전기 재료를 무료로 활용했다. 학생들은 RDWorks를 이용해 아크릴 도면을 제작하고 레이저 커팅기를 사용해 합판과 아크릴을 직접 커팅했다. 오토CAD를 사용해 합판 도면을 제작하고 논리제어장치(PLC) 장비를 활용해 조명을 제어했다. 학생이 직접 합판 부품을 조립하고 LED 바와 연결 USB선을 납땜했다. 합판과 아크릴을 조립하고 LED와 합판을 조립해 학생 마다 자신이 원하는 글자나 그림을 반영한 시제품을 제작했다.

정세현 송원고 3학년생은 “꿈드림공작소에서 LED 제어 조명 시제품을 직접 만들다보니 LED 전광판 아래로 빛을 반사시켜 신호를 더 명확히 조명해주는 신호등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평소에 전기나 전자산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대학에 진학하면 전도유망 분야로 꼽히는 스마트팩토리를 전공할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정세현 송원고 학생(맨 왼쪽)이 친구들과 꿈드림공작소에서 LED 제어 조명 시제품 설계·제작하고 있다.
정세현 송원고 학생(맨 왼쪽)이 친구들과 꿈드림공작소에서 LED 제어 조명 시제품 설계·제작하고 있다.
전남고등학교 학생들이 꿈드림공작소 '블루투스 스피커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남고등학교 학생들이 꿈드림공작소 '블루투스 스피커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남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등 10여명은 '블루투스 스피커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꿈드림공작소의 다양한 장비와 함께 블루투스 스피커 제작 키트, 납, 검정아크릴, 글루건심 등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사용했다. 학생들은 RDWorks 프로그램을 사용해 도면을 제작하고, 레이저 커팅기를 사용해 부품을 만들었다. 인두기로 손수 납땜 작업을 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만들어 자신의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연결해 음악을 재생해 보였다.

특히, 광주 꿈드림공작소에는 60대 은퇴자들이 다수 방문해 설비보전기사·기계정비산업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계설비법이 개정돼 2026년부터 건축물·산업체에서 규모에 따라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의무 선임해야한다. 설비보전기사 자격증은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자격을 획득할 수 있어 최근 조기퇴직자부터 정년퇴직자까지 꿈드림공작소에서 실습에 매진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을 찾는 경우 고액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나, 꿈드림공작소를 찾은 이들은 무료로 장비를 사용하고 폴리텍대 교수의 실기 지도까지 받는다.

백홍남(65세)씨 또한 지난 5월 퇴직 후 설비보전기사를 준비 중이다. 필기시험은 합격했는데, 실습 공간이 없어 막막했던 터에 꿈드림공작소를 찾았다. 백 씨는 “아무래도 3년뒤면 기계설비유지관리자 보유가 의무화되는 만큼 미리 자격증을 따두면 재취업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꿈드림공작소는 자유롭게 기출문제 실습을 연습하고 교수로부터 지도까지 받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꿈드림공작소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신중년은 20여명에 이른다.

백홍남(65세)씨가 꿈드림공작소에서 설비보전기사 실습을 하고 있다.
백홍남(65세)씨가 꿈드림공작소에서 설비보전기사 실습을 하고 있다.

◇폴리텍 재학생, 타과 장비도 자유롭게 활용…융·복합 프로젝트 발굴

꿈드림공작소는 폴리텍 재학생들에게도 본인 학과 장비는 물론 타과 장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프로젝트 작품을 개발·제작하고 경진대회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계시스템학과 재학생들은 골프공 제조사의 자동화 공정에서 착안해 협동로봇 기반 커피 자동화 공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커피 2스푼, 프림 3스푼, 설탕 2스푼 등 레시피를 입력하고 디스플레이의 제작 버튼을 누르면 4개의 로봇암들이 협업해 커피 한잔을 만들어 준다. 학생들은 로봇과 케이스, 유저 인터페이스와 코드까지 자체 설계·제작했다.

박준민 학생은 “3개월 정도 걸려 설계·제작했고 로봇암 마다 5개 부품 4개 모터를 탑재하고 기능별 부품도 각각 반영했다”면서 “이번 시제품은 물에 잘녹는 커피 분말을 재료를 사용했지만 해당 기술은 시멘트 분말을 혼합한다거나 각 산업에 필요한 원료를 사용해 다양한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과 재학생들은 쿠팡 등이 운영하는 대형 물류창고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능형 분류 시스템'을 개발했다. 라인트레이서에 3D 프린터를 활용한 집게를 제작하고 서보모터 4개를 부착한 지게차 형식의 모델이다. PLC 코드를 아두이노 코드로 변형시켜 소프트웨어(SW) 코드를 제작하고, 3D 프린터, 공압, 레이저커팅기 등을 활용해 외형을 제작했다.

심승헌 학생은 “이동이 주 목적인 라인트레이서를 지게차 형식 모델로 변형시켜 적재적소에 물건을 운반·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각종 산업 현장의 자재 창고에 무인 지게차를 배치해 인력소모를 줄이고 지게차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마트팩토리과 재학생들은 '수경재배 스마트팜'을 만들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쉽게 개인 맞춤형 트레이로 취향에 맞는 식물생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 순환시스템으로 재사용된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물이 부족한 중동 국가로 수출이 가능하다. 물 안에 녹아있는 영양분이 순환하며 물 오염을 방지한다. 자동 양액기가 정확한 영양공급과 영양분 조절까지 수행한다.

김현전 학생은 “스마트폰 제어 시스템으로 누구나 쉽게 스마트팜을 제어하고 사용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기후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개별 맞춤형 트레이를 사용해 개인 취향에 맞춰 식물을 생산하고 수경재배로 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꿈드림공작소는 폴리텍대 광주캠퍼스 내 모든 시설·장비를 민간에 개방해 연령·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초·중·고등학생 진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발명 아이디어 가진 누구나 상상을 시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학과별 교수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