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효성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7년 만이다.
경상남도 함안 출신인 조 명예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 화학공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학교수를 준비하다 부친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부름을 받고 1966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경영자의 길을 걸었다.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섬유, 첨단소재, 중공업, 화학, 무역, 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전 사업부문을 글로벌 수준으로 이끌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연구개발을 직접 지시한 것이다. 당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을 1990년대 초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국의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와의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했다.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도 큰 공헌을 했다.
또 한미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하는 한편, 대일 무역 역조 해소, 한일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한일경제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섰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300만 일자리 창출에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국제교류 활성화, 여성일자리 창출 및 일·가정 양성 확립 등에 기여했다.
이 외에도 조 명예회장은 한미재계협회장, 한일경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제 경제외교 활성화를 견인했고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조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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