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트럼프 2기 에너지 정책 대응하려면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보다 더 빠르게 미국 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 패권을 거머쥔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태양광 시장 경쟁력을 활용, 관련 산업을 부흥시킨다는 목표도 밝혔다. 원자력은 대형 원전 산업에서 보유한 지식재산권 등을 활용해 소형모듈형원전(SMR)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압박은 필연적이다. 한미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밝혀 온 트럼프 입장에서 한국은 좋은 LNG 판매처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한국 입장에선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목적지 제한 조항 등이 없는 장점을 활용하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양광은 고율 관세를 통한 중국 제품 수입 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에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난을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는 SMR은 이미 한미 양국 기업 간 협력이 활발하다. 미국 사업은 물론 세계 시장 동반 진출 등 협력으로 인한 수혜가 구체화할 공산이 크다. 한미 원자력 수출 협정으로 다진 대형 원전 협력 구도가 SMR 시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역할은 자명하다. 우리 기업 나아가 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에너지원별로 최선의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한국은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스스로 수출 기반 약화를 초래한 우를 범한 바 있다. 에너지 정쟁이 산업, 나아가 국가 간 협력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체험했다. 트럼프 2기 시대엔 어디서 기회가 생길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모든 분야에서 철두철미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