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품귀현상까지 부른 금값 상승, 金 ETF·실버바 강세로 번졌다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판매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금 관련 ETF와 실버바 수요도 급증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거세지고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고객들이 문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판매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금 관련 ETF와 실버바 수요도 급증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거세지고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고객들이 문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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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품귀 현상을 일으킨 금값 상승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실버바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거세지며 한동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 돈(3.75g) 시세는 60만5250원으로, 지난해 2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날 금 1㎏'금 99.99' 가격도 장중 1g 당 16만1400원에 거래되며 나날이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일일 금 거래대금도 연일 최고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지난 5일 1088억원으로 첫 1000억원을 돌파하며 금 수요가 치솟고 있다.

금값 상승에 골드바 품귀 현상도 벌어졌다. 한국조폐공사가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공급을 중단하며,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각기 다른 공급사에서 골드바를 받아 판매하거나, 한정 판매를 진행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금 수요 증가로 금 현물 ETF 수요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상장된 6종 금 ETF 순자산 총계는 약 1조2600억원가량으로, 1년 전 3452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ACE KRX금현물ACE'는 올해 들어 수익률 25%가량이 증가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6.21%의 4배에 달했다. 'KODEX골드선물(H) 레버리지'도 22%가량 상승하는 등 금값 상승 랠리에 ETF도 반등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시장에 상장한 ETF는 순자산 25억달러(한화 약 3조6633억원)을 기록, 1년 전보다 약 40% 증가했다.

금 1g 시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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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바 판매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는 주요 시중은행에 실버바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배송이 지연될 수 있음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바뿐만 아니라 실버바 주문까지 수요가 늘면서, 수급과 가공에 시간이 배 이상 소요되는 탓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1kg 단위 실버바를 49개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판매한 44kg을 훌쩍 넘긴 수치다. 국민은행도 이달 들어 실버바 10개를 판매, 지난 1월 한 달간 판매한 8개 판매량을 보름도 안 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거세지며 금 수요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수요 증가와 함께 가격 역시 높은 상승률을 기록, 금뿐만 아니라 관련 펀드와 은까지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상승하며 골드바, 실버바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일시적인 수급 이슈가 발생했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며 한동안 고객 문의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