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거래 시장도 경쟁체제를 맞았다. 1956년 증권거래소(현 KRX)로 단독 개장한 뒤 줄곧 독점체제를 유지해오다 4일부터 경쟁시대가 열렸다. 넥스트레이드는 개장 첫날만 오전 10시에 문을 였었지만, 다음 거래일인 5일부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동안 열려있다. 투자자들로선 기존 6시간30분에서 배 가까운 시간의 자유가 더해졌다.
거래시간에 여유가 생긴 것 만큼, 투자 전략상 선택도 다양해졌다. 투자전략의 핵심인 호가가 다양해지고, 투자자 선택폭이 넓어진 것이다. 기존 시장가 호가에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가 적용돼 왔는데, 여기에 '중간가 호가'와 '스톱지정가 호가'가 추가로 더해졌다. 투자자는 6가지 지정가 호가를 놓고 선택하면서 투자전략을 짤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지정가 호가 선택폭을 늘리자, 기존 한국거래소도 호가 옵션 추가를 추진하는 등 경쟁효과는 벌써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고, 투자자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점도 경쟁체제 효과라 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때 벌써 한국거래소 대비 최대 40% 저렴한 매매체결 수수료 체계를 내놓았고, 앞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더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반색이다. 수수료 절감이 당장 효과를 보이는 측면 보다는 투자 문화 성숙, 자본시장 건전화 등과 연계할때 장기 투자자에겐 큰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한다.
당장 개장 초반 10개 종목에 불과한 거래종목은 이달말까지 800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기업가치나 성장성 등이 양호한 종목들로 우선 채워진다고 한다. 이들 종목이 거래시간 확대, 지정호가 변수 등에따라 어떻게 매매 패턴을 짜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개인과 기관간 대체거래소에서의 거래 동향과 초반 투자 추이 등이 향후 우리 주식시장 전반에 작동한 역학구도도 새로운 투자선택 요인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제 우리가 외국 자본시장과 비교해 시스템적으로 덜 갖춘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개방적이고, 앞선 선진 구조도 여럿이다. 진정한 자본시장의 밸류업과 상장기업의 성장 터전으로 주식시장을 본다면 우리 투자문화의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절실한다. 이번 시장의 개방·경쟁·혁신 촉진과 함께 우리 자본과 투자의 문화 역시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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