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뿌리, 제조업 '빨간불' …18개월 만에 '생산 최악'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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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의 제조업 생산이 1년 전보다 4% 넘게 하락하며 1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출하는 물론 제조업 경기동향도 모두 동반하락하는 등 제조업의 위기 징후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2020년=100)는 10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감소 폭은 2023년 7월(-6.6%)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자동차(-14.4%), 1차금속(-11.4%), 기계장비(-7.5%) 등 업종에서 생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연초 제조업 생산은 전월과 비교해도 부진했다.

정부는 1월 이른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 감소, 연말 물량 '밀어내기'로 전월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한 결과로 설명했다.

생산이 줄면서 제품 출하도 영향을 받았다. 1월 제조업 제품 출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7.4% 감소했다. 2023년 1월 9.2% 감소한 이래 2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자체 생산한 제품을 국내 사업자 등에 판매하는 내수 출하는 11.8% 줄었으며, 외국에 판매하는 수출 출하는 1.2%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도 6.2% 감소했다. 내수 출하는 전월과 비교해 2.4%, 수출 출하는 10.3% 급감했다.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하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2월 한국 제조업 PMI는 49.9로 전월(50.3)보다 소폭 하락했다. PMI 지수가 50 미만이면 전달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의미다.

제조업의 부진은 일시에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2월 제조업 생산과 판매가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 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고 내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언급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년째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제조업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정부가 경쟁국 수준의 산업 지원 방안,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한 세제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