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대기업 간 동맹이 확대되고 있다. 내수 소비 침체로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패션대기업들이 경쟁보다는 협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쇼핑 환경이 온라인으로 재편된 만큼 각 자사몰에 경쟁사 브랜드 입점을 늘리며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 패션플랫폼 약진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유통 채널을 확대할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사 브랜드가 LF 자사몰 'LF몰'에 신규 입점했다. 지난 19일부터 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등 총 9개의 신세계인터내셔날 브랜드가 LF몰에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브랜드들이 LF몰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F몰은 오는 26일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 브랜드 입점을 기념해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 LF 질스튜어트뉴욕, 던스트, TNGT 등이 입점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에스아이빌리지에는 삼성물산 패션의 시프트지, 갤럭시, 디애퍼처과 코오롱FnC의 골든베어, 에피그램 등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LF몰에도 코오롱FnC의 브랜드가 다수 판매되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패션대기업들은 경쟁보다는 협업으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패션대기업들은 서로 손을 잡고 자사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들의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
LF 관계자는 “LF몰은 자사몰에서 출발해 종합몰로 확장된 만큼,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고객 수요 충족을 위해 브랜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동시에 LF몰에 입점하는 타사 브랜드 입장에서는, LF몰이 보유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전문몰로서의 타깃 고객층과의 접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은 승승장구하는 데 비해 패션대기업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패션대기업들은 패션플랫폼과 달리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강점을 가진 만큼 해당 역량을 공유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모두 지난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LF의 올 1분기 매출은 4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간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LF의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이랜드월드 SPA 브랜드 미쏘와 공동 화보를 선보이기도 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션대기업 간 협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플랫폼별로 타겟층, 고객층, 유입층 모두 다른 만큼 폭넓은 고객 확보를 위해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 업계 전반적 현상”이라면서 “매출 확대를 위해 유통망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