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검정콩 신품종 '소만'이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받으며 기능성 식품 시장 진입에 나선다. 고함량 항산화 성분을 바탕으로 한 건강기능성과 기계수확에 유리한 재배 안정성을 동시에 갖춰 산업적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21일 농진청에 따르면 '소만'은 기존 재래종 대비 총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각각 2배, 4배 이상 많다. 이소플라본 비배당체는 2.9배, 안토시아닌은 2.8배 수준으로 높아 항산화 기능성이 뛰어난 품종으로 평가받는다. 고기능성 품종 '소청2호'와 내병성·내탈립성을 가진 '남풍'을 교배해 개발됐다.
동아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세포·동물 실험에서는 뇌종양, 유방암, 피부암 세포 증식을 각각 52.2%, 40.6%, 58.4%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피부암 모델 실험쥐에 '소만'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종양 부피는 72.3%, 무게는 64.7% 감소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안티옥시던츠(Antioxidants)」에 게재됐으며, 암 예방 기능성 조성물로 특허 출원도 마쳤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전국 7개 지역 적응시험에서 '소만'의 수량성은 10a당 303kg으로, '소청자'보다 13% 많았고 낟알이 잘 떨어지지 않아 기계수확 효율이 높다. 쓰러짐에도 강한 편이어서 재배 안정성도 확보했다.
농진청은 올해 17톤의 원료곡을 확보해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보급종 2톤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연 10톤 이상으로 보급량을 확대하며 농가 계약재배와 산업체 연계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환자식, 고령친화식 등으로 제품화할 방침이다.
국내 검정콩 시장은 지난해 기준 재배면적 3400ha 규모이며 기존 품종 '청자5호'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소만'은 고기능성 '약콩' 시장을 겨냥한 품종으로 건강기능성 소재 수요 확대와 함께 신시장 개척 가능성이 크다.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소만'의 기능성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다양한 건강 기능성 식품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육종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콩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 국산 콩의 새로운 수요 창출과 소비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