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日·美 80% 장악한 CNC…韓, 국산화 성공, 핵심기술 자립화 성공

CNC 국산화 모델인 '테눅스(TENUX)' 시제품.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CNC 국산화 모델인 '테눅스(TENUX)' 시제품.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우리나라가 공작기계 핵심기술인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컴퓨터 수치제어)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CNC는 절삭·밀링·프레스 등 부품 가공작업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기계장비 가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

CNC 국산화에는 한국기계연구원을 필두로 전기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관련 기업들은 성공적인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합작법인 'KCNC(케이씨엔씨)'를 설립했고, 결국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국산 CNC 시스템은 정밀도, 표면 품질, 가공속도 등 핵심 성능지표에서 선진국 제품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자동화 공정 연동, 고속고정밀 가공, 스마트팩토리 대응 등 스마트 제조 환경에서 필요한 기능도 상당 수준 확보했다는 평가다.

CNC는 기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장비 중 하나지만, 개발 난이도가 높아 일본의 파낙(FANUC), 독일의 지멘스(SIEMENS), 미국의 하스(HAAS) 등 3개국 기업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고, 국내 기업도 대부분 이들의 제품을 사용해왔다. 업계는 이번 개발이 성공함에 따라 2032년 국산화율 30%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KCNC는 현재 시제품 실증을 완료하고, 중소형 공작기계, 교육훈련용 장비 등부터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 조선, 방산 등 핵심 산업군과도 연계해 고급형 제품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하이엔드 시장 진입보다는 중저가 장비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 점진적으로 고급형 제품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국산화율 10%, 2032년까지는 3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CNC는 제조장비의 두뇌이자 AI 팩토리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첨단 CNC 확보를 통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국산화는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공급망 리스크 해소와 제조 주권 확보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