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트]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PDRN

[뷰티 인사이트]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PDRN

피부를 되살리는 '재생의 아이콘'이 있다.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이다. 한때 피부과 프리미엄 시술실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고효능 성분이었지만 요즘은 뷰티 스토어 진열대 위로 무대를 넓히는 중이다.

PDRN은 연어나 송어에서 추출한 DNA 조각으로 인체와 유사한 DNA 구조를 띤다. 때문에 면역 반응 발생 가능성이 낮다. 또 항염, 재생, 탄력, 수분까지 좋은 기능은 다 가졌다. 덕분에 의료 미용계에선 오래전부터 스킨부스터 주사로 명성을 쌓았다.

요즘엔 굳이 바늘을 들지 않아도 된다. 아누아,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브이티 등 주요 화장품 브랜드가 이 성분을 스킨케어 라인으로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피부 속까지 침투하게 만드는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화장품 속 PDRN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고 있다.

아누아는 PDRN을 가장 화장품답게 재해석한 브랜드다. 지난해 9월, 인공눈물 같은 워터 타입의 피디알엔 세럼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활성 성분을 초미세 캡슐에 포장해 피부 흡수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캡슐 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리포좀 공법의 흡수율 한계를 극복했다.

제형적으로 스마트캡슐 공법을 구현할 수 없는 크림은 PDRN을 3가지 분자 크기로 쪼개 담았다. 마스크팩은 초밀착 시트를 사용했다. 밀착력이 좋을수록 피부에 닿는 수분 흡수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에이피알 또한 이 흐름의 선봉에 섰다. '메디큐브'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과 핑크 콜라겐 겔 마스크는 출시 반년 만에 글로벌 판매 160만 개를 돌파했다. PDRN 성분에 펩타이드를 더해 흡수율을 높였다. 최근에는 세럼, 선크림, 아이크림, 미스트, 수분크림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도 이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PDRN 글로벌 시장은 2024년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뷰티 업계에서의 활용 또한 2030년까지 2조원 이상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성분 트렌드는 늘 빠르게 변하지만 PDRN은 다르다. 기능성 성분이면서도 자극이 거의 없어 모든 피부 타입에 무난하게 사용 가능한 '착한 고효능'이기 때문이다. 히알루론산, 콜라겐과의 성분 시너지도 좋아 범용성도 크다.

연어, 이제 입보다 피부가 더 반기는 시대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