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고객 경험을 새롭게 창조할 것이고, 우리가 환상 속에서만 상상해왔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아마존 CEO인 앤디 재시가 지난 4월 연례 주주 서한에 남겼던 메시지는 우리가 맞이한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이야기한다.
다양한 접점을 통해서 고객들이 브랜드를 경험하게 되면서 주목받은 개념이 바로 '고객경험여정(CEJ)'이다. CEJ는 일반적으로 인지-발견-고려-구매-사용의 단계로 구성된다. 기업들은 각 단계와 터치 포인트에서 고객이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과정을 분석하고 최적화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하지만, 지금의 고객들은 더 이상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색하지 않고, AI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이제 필요한 제품이나 브랜드를 AI와 대화를 통해서 확인하고, AI가 추천해주는 제품을 AI가 알려주는 구매 링크에서 구매한다.
이 변화는 AX시대 CEJ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5단계 여정은 인지-결정-행동으로 축소됐다. 그리고 생략된 '발견'과 '고려' 단계들은 'AI'와 고객의 대화'로 대체되었다. 이제 고객이 검색했던 정보를 AI가 대신 탐색해주면서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는 직접적인 접점이 줄어들었다.
고객은 더 이상 브랜드가 설계한 여정을 따라가지 않는다. 그리고 브랜드는 고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주체가 아니라, AI라는 중간 대화자를 통해 소개되고 추천되는 '컨텍스트 속 객체'가 되어가고 있다.
결국 모든 브랜드들은 'AI와 관계 맺기 전략'이 필요하다. 마케팅의 목표가 단순히 키워드 노출을 넘어 AI가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를 추천하게 만드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AI 최적화 전략, 즉 생성 엔진 최적화(GEO)가 필요하다. 기존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목표로 했다면, GEO는 AI의 '추천 목록'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GEO는 브랜드 메시지, 제품 정보, 소비자 리뷰, 커뮤니티, 콘텐츠 등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질과 양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 고객과 AI의 대화 속에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언급될 수 있는 맥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를 고객의 니즈와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포지셔닝 해야 한다. 브랜드가 문제 해결자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할수록, AI가 고객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고 추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아가 브랜드 신뢰의 무게 중심이 사람에서 AI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AI가 브랜드를 신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일관된 데이터, 긍정적인 고객 평가, 지속 가능성 그리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수적이다. 이는 AI가 브랜드를 해석하고 추천할 때 기준이 되는 핵심요소다.
AI가 브랜드의 새로운 대변인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이제 소비자 중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I 친화적 브랜드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변화에 앞서 준비하는 기업만이 새로운 고객경험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전상욱 HSAD 디스커버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