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고려아연이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와의 계약을 두고 공방을 펼쳤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액트와 공조해 대주주인 영풍을 공격하려는 전략을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정상적인 계약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3일 영풍에 따르면 액트가 2024년 9월 작성한 내부 문건에는 'Y사(영풍) 공격'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다. 보고서에는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소송, 임시 주주대표 선임 등 영풍을 압박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특히 영풍은 해당 문건 작성 시점이 영풍·MBK의 공개매수 이전으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먼저 공세를 준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입장이다. 또 액트는 고려아연과 체결한 계약 일부를 최 회장의 특수관계사 영풍정밀로 변경했으며, 이후 영풍 이사회 진입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2월 작성된 액트 내부 문건에서 영풍정밀은 액트에게 집중투표제 도입, 주식 현물배당 등 주주총회 안건과 관련해 여러 주주들과 접촉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진의 배임 및 선관주의 의무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액트와의 계약 및 자문료 지급은 고려아연 본연의 업무와 무관할 뿐 아니라 회사 이익보다 특정인 이해관계를 우선한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특정 세력이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는 주주와 임직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정상적인 계약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업체가 제공하고 있는 여러 서비스 중 주주총회 자문 관련 용역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며 “해당 업체로부터 시장과 주주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성공적인 운영과 소액주주 등을 위한 주주친화적인 주주총회 안건 개발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 내용과 달리 이를 왜곡하고 일방적 주장을 내놓고 있는 영풍 측에 강력한 유감의 입장을 전한다”라며 “이는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