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산물 유통 구조가 도매시장 경매 중심에서 디지털 기반 스마트 체계로 바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온라인도매시장 확대, 가격정보 앱과 통합 플랫폼,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확충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목표는 2030년까지 배추·사과 등 주요 품목 가격 변동성을 절반으로 낮추고 유통비용을 10% 줄이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도매시장 확대다. 현재 도매유통의 6%에 불과한 온라인 거래 비중을 2030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린다. 올해 거래 규모는 7000억원 수준으로 연말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2030년까지는 7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단계별 로드맵도 제시됐다. 판매자 가입 문턱은 낮추고 물류비·판촉비 등 필요한 항목을 골라 쓸 수 있는 맞춤형 바우처를 제공한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경매·역경매 방식이 도입된다.
산지 물류 체계도 달라진다. 스마트 APC를 2030년까지 300개소로 확충하고 자동 선별기와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시스템을 도입한다. 선별과 포장을 기계화하고 출하정보와 물류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가와 온라인 전문 셀러를 연결하는 직거래 지원 사업도 내년부터 시범 추진해 산지 판매 창구를 다변화한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보 접근성 강화도 핵심이다. 제철 농산물과 판매처별 가격을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 내년 출시된다. 가격 비교와 소비 정보 제공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AI 추천 기능을 더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고도화한다. 오는 2028년까지 생산자·유통인·소비자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정보 플랫폼도 마련한다.
도매시장 개편은 공공성과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다. 성과가 부진한 도매법인은 지정 취소가 의무화되고 신규 법인은 공모 절차를 거쳐 진입한다. 지금까지는 절대평가 중심이라 퇴출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앞으로는 상대평가로 기준 미달 법인이 실제 퇴출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뀐다. 가격 급락 시 농가는 운송비와 포장비를 보전받는 출하 가격 보전제도 도입된다. 정부가 일률적으로 보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매법인별로 보전 수준을 달리해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다.
아울러 2027년부터는 가락시장을 시작으로 전자송품장이 의무화되며 여름철 기온 상승에 맞춰 준고랭지 배추 신규 재배지를 발굴하고 과수 100개소·시설채소 20개소 스마트 단지를 2030년까지 조성한다. 병해충 방제는 농가 자율 대응에서 민·관 협력 선제 체계로 전환하고 재해 예방시설도 확대한다. 계약재배와 수매비축을 강화해 공급 불안을 줄이는 한편 APC 기능을 농작업 대행까지 넓혀 인력 부족 문제를 덜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김종구 식량정책실장은 “디지털 전환과 구조 개편을 통해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유통 효율화를 이루겠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