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역에서 차를 타고 3분 남짓 달리자 차창 너머로 한우 축사들이 띄엄띄엄 눈에 들어왔다. '경주 천년한우'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주요 회의 만찬 메뉴가 될 특별한 한우다. 축사에 들어서니 바닥부터 천장까지 내부는 깔끔하게 관리된데다 신식 사료공장에서는 맞춤형 사료 제작을 위해 기계들이 쉴새 없이 돌아갔다.
지난 24일 찾은 경북 경주시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막바지 준비로 한창이었다. 기차역부터 도로 곳곳, 관광지와 식당, 버스와 택시까지 도시 전체가 APEC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서 세계적인 행사 속 최고의 시간을 안기겠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느껴졌다.
경주 천년한우 또한 '국가대표' 한우 브랜드로서 APEC을 준비하고 있다. 천년한우는 APEC 주요 회의 만찬에 올라갈 예정이며 기념 선물로도 제작 중이다.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은 품질을 기반으로 한우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다.

천년한우 품질은 이미 국내 최상위권이다. 이번 추석 명절 선물 제작을 위해 한우 604두를 작업했는데 이중 62%가 1++ 등급을 받았다. 최상위 등급인 No.9 등급 출현률도 33%에 달한다. 현장에서 만난 김동일 경주축산농협 과장은 “최고의 한우를 만드는 비결은 철저한 종축(혈통 관리), 맞춤형 사료, 빈틈 없는 사양관리”라며 “자체 번식 농가가 많아 우량 밑소 기반이 탄탄한 것이 특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방문한 천년한우 납품 축사는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보행로는 물론 소들이 마시는 물통도 하루 두 번씩 청소해 청결했다. 송아지 성장을 좌우하는 초유 관리 냉장고도 깔끔하게 관리됐다. 소의 월령과 종류에 따라 울타리로 구분한 점도 인상 깊었다. 각각의 종류와 특성에 맞게 사료 배합을 달리하고 최상의 품질을 이끌어내기 위해 관리한 노력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주축협이 자체 구축한 사료 공장 또한 최상의 품질을 위한 생산과 연구가 한창이었다. 지난 2023년 설립된 8000평 규모의 사료 공장은 기존 완전배합사료(TMR)에 효소(Enzyme)를 더한 고품질사료(EMF)를 생산 중이다. 갓 태어난 송아지부터 도축 직전까지 6~7단계로 나눠 맞춤형 사료를 제작·공급한다.
고품질이 검증된 경주 천년한우는 신세계·롯데·갤러리아 등 하이엔드 유통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이중 최대 협력사는 이마트로 한 해 생산량의 20% 이상을 공급한다.
이마트는 천년한우를 가장 합리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채널이다. 매입량이 가장 많을 뿐더러 이마트가 자체 구축한 '미트센터'를 통해 생산 단가를 절감한 덕이다. 이는 프리미엄과 가성비를 함께 추구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와 부합하면서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의 '조선호텔 한우세트' 시리즈 추석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2023년 9%, 2024년 8% 성장했고 올해(8월 18일~9월 23일) 또한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 늘었다. 30만원 이상 한우 고급세트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매출은 18%가 늘었다. 인기에 힘입어 이마트는 올해 조선호텔 경주천년한우세트 준비 물량을 250개에서 400개로 대폭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조선호텔 경주천년한우 세트는 이마트의 한우 유통 노하우와 조선호텔의 브랜딩 노하우를 접목해 상품화한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한우 세트를 찾는 소비자에게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