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보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정자원은 DB손해보험 화재보험, LG에너지솔루션은 KB손해보험 배터리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어 사고원인과 과실 주체에 따라 보험금 지급 회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국정자원 화재 진압에 완료됨에 따라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전산실 운영 과정과 배터리 관리, 화재 확산 경로 등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화재로 국정자원 건물 5층 2개 전산실 중 1곳이 전소됐으며 나머지 1개는 연기로 인한 그을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리튬배터리팩 384개를 비롯 데이터 장비와 서버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로 화상을 입은 부상자도 1명 발생했다.
화재 피해는 DB손해보험이 보상할 가능성이 높다. 국정자원은 현재 DB손해보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상태로, 지난 7월 국정자원은 대전 본원 정보시스템 및 기반시설 화재보험 계약에 대해 연간 2500만원 예산을 배정하고 공개입찰을 실시한 바 있다.
다만 사고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UPS용 배터리에 제조사(LG에너지솔루션) 과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보상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B손해보험 배터리 생산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와 국정자원은 지난 26일 작업자 13명이 5층 전산실에서 서버와 함께 있던 UPS용 배터리를 지하로 이동시키던 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문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것으로 권장 사용기간(10년)을 1년 초과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배터리 이전작업 과정에서 작업자 과실, 발주사(국정자원) 감독 소홀 등 인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보험사간 구상 공방이 예상된다. 보험사는 교통사고, 화재, 산재 등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국가와 계약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제조사 측 과실로 판명되면 당사에 구상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는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4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 손해배상청구 는 2023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지난 2022년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카카오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는 현재까지 구상 청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