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최대 6000억원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 예고…'자본 질' 높인다

사진=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최대 6000억원 규모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예고했다. 지난해부터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율이 높은 채권을 발행하며 자본의 질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오는 6월중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3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까지 확대 발행을 검토한다. 향후 시장 상황과 수요 등에 따라 최종 발행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DB손보는 다음달 10일 예정돼 있는 약 5000억원 후순위채에 콜옵션을 행사하고, 이를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할 방침이다. DB손보는 국내 보험사중 유일하게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는 보험사 건전성제도(지급여력·K-ICS제도) 상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해당 채권은 기존에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했던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와 비교해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율이 높다.

보험사 가용자본은 손실흡수성에 따라 기본자본(Tier1, 자본금·이익잉여금 등)과 보완자본(Tier2, 후순위채권 등)으로 나뉜다. 금융당국은 실질적인 보험사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기본자본비율을 새 자본규제 지표로 도입할 방침이다.

작년 말 기준 DB손해보험 기본자본비율은 96.5%로 이미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기준치(50%)를 웃돌고 있다. 이번에도 제도 도입 전 선제적으로 기존 채권을 기존자본 신종자본증권으로 대체해 실질적 자본 건전성을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보험사 기본자본비율 규제를 도입하고, 50%에 미달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부여할 계획이다. 다만 보험사들이 새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오는 2035년까지 적응 기간(적기시정조치 부과 전 경과규정)이 적용된다.

DB손보는 지난해 8670억원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데 이어, 올해도 기본자본 확충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총 발행규모는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반면 다른 보험사들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 발행이 기존 채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에게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한 이후 DB손보를 제외한 발행 사례가 전무한 상태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채권 상환을 유도하는 스텝업(Step-up, 특정 시점에 미상환시 이자 인상) 조항이 없어야 하는데, 이는 투자자 위험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기존 자본확충 수단보다 자본적 성격을 강화한 대신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금리 수준이 후순위채 대비 높다”며 “신용평가 등급이 낮은 다른 보험사들은 비용적인 부담 탓에 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