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의료AI 美 총집결, 세계 최대 시장 노린다

우리나라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내달 미국에 총집결한다. 세계 최대 영상의학 학회를 무대로 질병 진단부터 예측까지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 국내 의료AI 기술이 상업화 단계에 속속 도달하면서 단순 기업·기술 홍보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북미방사선학회(RSNA) 2024 전시장(자료: RSNA 홈페이지)
북미방사선학회(RSNA) 2024 전시장(자료: RSNA 홈페이지)

지난달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닛, 뷰노, 뉴로핏, 딥노이드, 삼성메디슨, DK메디칼 등 의료기기 기업들은 내달 30일(현지시간)부터 12월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방사선학회(RSNA) 2025' 행사에 부스 참여한다.

RSNA는 1915년 설립된 세계 최대 방사선학회로, 전 세계 의료영상 분야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가 모이는 전시·학술행사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722개사 3만9000명 이상 참관객이 참여한 바 있다.

올해 행사에 한국기업은 현재까지 총 27개 기업·기관이 부스 참여를 확정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가별로는 미국(446개)과 중국(53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특히 올해 우리 기업들은 작년과 비교해 기술 성숙도를 높이고,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거나 임박한 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 홍보·마케팅을 넘어 이번 행사에 공급 계약이나 유통 파트너십 체결 등 실질적인 성과 달성이 목표다.

RSNA 2024 전시장 내 루닛 부스
RSNA 2024 전시장 내 루닛 부스

루닛은 지난해 인수한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와 처음으로 합동 부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루닛의 암 검진 AI 솔루션과 볼파라의 암 검진 전주기 케어 솔루션을 통합해 제시함으로써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뷰노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를 받은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판독·소견 검출 의료기기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주력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미국에 이어 올 초 일본과 유럽 허가까지 획득, 올해 RSNA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RSNA 2025 참가 주요 한국 기업 현황
RSNA 2025 참가 주요 한국 기업 현황

뉴로핏과 딥노이드는 FDA 허가가 임박한 제품을 들고 나와 사전 영업에 집중한다.

뉴로핏은 치매치료제 효과 모니터링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 AD'와 뇌신경 퇴화 MRI 영상 분석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한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 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이르면 연내 FDA 허가가 예상되는 '뉴로핏 아쿠아 AD'를 집중 소개, 제약사 등과 협업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딥노이드는 세계적으로 화두인 생성형AI 의료기기 기술을 선제적으로 소개하고, 글로벌 병원 등과 임상 협업을 시도한다. 부스 메인으로 내세운 생성형AI 기반 판독문 초안 자동생성 솔루션 'M4CXR'는 현재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진행 중인데, 완료될 경우 세계 최초 생성형AI 의료기기가 된다.

의료기기 장비 기업들도 AI로 무장,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삼성메디슨은 이번 행사에서 영상의학과용 프리미엄 초음파진단기기 'R20'을 공식 론칭, 영업을 본격화한다. 바울어시스트, 애브도먼어시스트, 프로스테이트어시스트, 브래더어시스트 등 핵심 경쟁력인 AI 진단보조 시스템을 중점 소개할 계획이다.

삼성메디슨 'R20'
삼성메디슨 'R20'

DK메디칼시스템 역시 프리미엄 엑스레이 '프로엑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이 제품은 흉부엑스레이 영상만으로도 AI가 질병 진단과 조기 징후까지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내년 상반기 중 FDA 허가가 예상됨에 따라 의료진 대상 홍보와 유통 파트너십 논의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DK메디칼시스템 관계자는 “과거 전시회에선 기업과 기술 홍보에 집중했다면 이제 우리나라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FDA 허가 등 상업화 단계에 진입해 전시 전략도 바꿔나가고 있다”며 “우리 역시 올해는 미국 허가를 염두에 둔 현지 파트너 발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