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재도약을 본격화한다. 내년까지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차 2종을 앞세워 BYD와 지리 등 현지 완성차와 정면 승부를 펼친다.
현대차와 베이징차(BAIC)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처음 현지 생산·판매에 돌입할 전용 전기차를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베이징현대는 16일 첫 순수 전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현지명 EO)' 사전 판매에 이어 내년 전기 준중형 세단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는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까지 총 6종의 신에너지차를 내놓기로 했다.

일렉시오는 현대차 중국 기술연구소가 개발을 주도하고 베이징현대가 생산·판매하는 첫 전용 전기차다. 27인치에 이르는 대형 디스플레이,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첨단 기술 사양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5인승 준중형 SUV 일렉시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중국 BYD 자회사 핀드림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기준 최대 722㎞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내년에는 일렉시오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준중형 전기 세단을 추가로 출시한다. 전기 세단 역시 앞선 전동화 기술력은 물론 LFP 배터리를 탑재, 중국 전기차와 동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2종을 수출 전략 모델로도 활용, 판매 시장 다변화를 시도한다. 일렉시오의 연간 생산 목표는 3만5000대 수준으로,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1만대 이상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경쟁이 치열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것은 미국·유럽과 더불어 아시아 전략적 요충지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한 해 110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되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2002년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를 설립해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16년 180만대를 판매하는 등 성장을 가속했으나, 한한령이 내려진 2017년을 기점으로 판매가 급감하며 지난해 판매량이 16만9765대에 머물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25 차이나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중국 판매 44만대를 달성하겠다”며 지속적인 중국 사업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글로벌 전체 목표인 555만대의 8%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