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귀국했다. 이들은 대미 투자와 관련해 핵심 쟁점을 놓고 미국 측과 막판까지 접점을 모색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새벽 김 장관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쟁점에선 진전이 있었지만, 주요 사안에서는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가까워졌지만, 협상이라는 게 늘 그렇다”며 “마지막 한두 가지 핵심 사안을 놓고 양국이 끝까지 대립하는 전형적인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쟁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협상 내용들이 서로 연계돼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많은 부분에서 이견이 좁혀졌지만, 마지막 한두 가지 핵심 사안에서 여전히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묻자 “추가로 대면 협상할 시간은 사실상 없다”며 “APEC 계기 타결을 기대하기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은 막판에 급진전하기도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도 “아직 진행 중인 부분이 남아 있고, 남은 쟁점들이 모두 중요하다”며 “지금이 협상의 분수령이 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지난 22일 한미 관세협상 추가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다시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상을 이어갔다. 양측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둘러싸고 직접 투자 비중, 수익 배분, 투자 기간 등을 핵심 쟁점으로 놓고 집중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다음 주로 예정된 APEC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조율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막판 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