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여행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 대신 함께 비용을 분담하는 실속형 여행이 증가하고, 100만원이 넘는 장거리 유럽 여행 대신 30~40만원대 일본이나 동남아로 눈을 돌리는 등 '가성비 중심'의 전략적 여행 계획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과 글로벌 여행 검색 엔진 카약이 2025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국인 여행객의 여행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인 이상 항공권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 2인 항공권 검색량도 3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인 항공권 검색 비중은 약 11% 감소하며, ‘혼행보다 동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이 같은 변화는 숙박비·식비 등 현지 경비를 함께 나누며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행의 목적도 단순한 휴식에서 ‘비용 대비 효율적 만족’으로 변화하며, 실속형 여행 계획이 주류로 자리잡았다.
항공권 검색량에서는 일본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 순으로 검색량이 높았으며, 전체 일본 항공권 검색량은 2위 베트남의 약 2.7배에 달했다. 평균 항공권 가격은 도쿄 약 45만 원, 오사카 약 29만 원, 후쿠오카 약 39만 원으로, 저비용·근거리 여행지로서의 장점이 부각됐다.
특히 오사카는 교토·나라 등 인근 관광지 접근성이 뛰어나 ‘가성비 일본 여행의 관문’으로 꼽히며, 후쿠오카는 인천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의 단기 여행지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엔저 현상도 일본의 독주 체제를 견고히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베트남은 올해 항공권 검색량 2위를 기록하며 일본의 대안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평균 30만 원대 항공권과 저렴한 현지 물가 덕분에 ‘가성비 해변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다낭은 해변 리조트와 세계문화유산 호이안 고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 목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태국 주요 도시는 평균 항공권이 40~50만 원대로 올라가며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최리아 호텔스컴바인 마케팅 상무는 "고물가 시대 여행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혼자보단 함께 떠나는 그룹 여행이 크게 늘었고, 가깝고 저렴한 일본과 베트남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러한 여행 패턴 변화에 맞춰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여행 솔루션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병창 기자 (park_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