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넣었다”며 외교 성과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해 미·일·중 등 주요국과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고히 회복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경주 APEC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은 세계의 번영과 교류 협력을 주도하는 글로벌 책임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어 APEC 정상회의 성과에 대해 “AI와 저출생·고령화 등 인류 공동 과제를 함께 풀어가기로 최초 합의했고, 문화창조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명문화함으로써 K-컬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경주선언'을 이끌어 내면서, 대한민국이 아시아태평양의 교류와 번영, 역내 평화를 주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PEC 주간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을 타결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확보함으로써,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간 투자 상한을 설정해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했고,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협의 진전과 관련해서는 “핵연료 공급 협의를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논의로 미래 에너지 안보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을 선언하며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나아가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하고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왑 체결과 초국가 범죄 대응 등 6건의 협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력을 키우고, 위상을 한층 높이겠다”며 “APEC 이후에도 국회와 국민의 협력을 통해 책임 있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표 개선과 민생 회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불법 계엄의 여파로 악화된 민생경제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 5개월간 비상한 각오로 임했다”며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3분기 성장률이 1.2%로 반등하며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도 4000선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정학·지배구조·시장 투명성 리스크가 완화되고,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정책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국민의 협력이 있었기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